유럽식 빠른 템포 주문
체력 고갈 단점 극복해야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지휘하던 올해 초 선수들에게 '티키타카'(Tiki-Taka·탁구공이 오가듯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술)를 주입해 이목을 끌었다.

신 감독은 공을 잡은 선수가 상대 수비 압박을 피해 패스를 한 뒤 곧바로 움직이고, 공간을 창출해 다음 공격을 이어가는 '패싱 축구'를 U-20 대표팀에서 녹여냈다.

최근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티키타카를 접목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 감독은 22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정식 훈련에 앞서 선수들을 모아 FC바르셀로나와 아스널, 첼시 등 해외 명문 팀의 패싱 축구 장면을 담은 경기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오후 파주 NFC에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훈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서서 공을 받지 말고 움직이면서 패스를 받아라" "패스한 뒤 빠르게 움직여 침투하라"며 빠른 템포의 플레이를 주문했다.

그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며칠 동안 손발을 맞추면 실전 경기에서도 빠른 템포의 패싱 축구를 충분히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U-20 대표팀이 패싱 축구를 구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기 때문에 금방 소화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표팀 선수들은 '느린 움직임'과 '뚝뚝 끊기는 듯한' 플레이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대표팀 내에서도 선수들의 정신적 해이를 꼬집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서 코치로 활동했던 신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먼저 선수들에게 빠른 움직임을 주문하며 팀을 변화시키고 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한 축구로 팀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생각이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다만 패싱 축구는 선수들이 계속 뛰어야 해 체력이 쉽게 고갈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선수들 간의 호흡도 중요하다. 단기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신 감독은 체력이 좋은 선수들과 그동안 손발을 맞춰봤던 선수 위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31일)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을 치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 감독의 '티키타카' 훈련은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하는 28일부터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28일 오후 4시쯤 합류할 예정이고,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오후 10시 이후에 입소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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