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지하 주차장 반대 형평탑 광장 내 복원도 촉구
조성위 "함께 머리 맞대 해결"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두고 진주시와 시민단체의 공방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역사진주시민모임(공동대표 김수업·리영달)은 23일 오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성 광장에 지하주차장 건설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역사진주시민모임은 그동안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두고 진주시와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두 차례 열린토론회를 열어 △광장에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을 것 △장기발전계획을 세운 뒤 시공은 신중하게 할 것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그 의견을 계획수립과 시행과정에 반영할 것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광장 안에 있는 형평탑 이전을 두고 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역사진주시민모임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성 광장 지하주차장 건설에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이들은 이날 "부분적으로나마 진주성의 모습을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옛 성터를 확인하고, 옛사람들이 살던 흔적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역사·문화도시 진주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가꿀 수 있게 됐다"며 "그런데 시 당국은 '비움'이란 이름으로 텅 빈 광장으로 두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하에 대규모 주차장(400면 이상)을 만들려고 한다. 게다가 도로를 5차로로 확장해 진주성을 '섬'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 계획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진주성 광장은 역사·문화도시 진주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1300년 역사를 보여주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롯이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진주 정신을 밝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형평탑에 대해 "진주 정신의 한 축인 형평운동기념탑은 존치돼야 한다. 시굴조사 등 광장 조성을 위해 '임시' 이전이 필요하더라도 이 광장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진주성과 주변 경관을 제대로 발굴하고 보존해 후손들에게 남겨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장을 만들기 전에 시행될 시굴조사는 사적지 진주성뿐만 아니라 진주 역사를 되살리는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역사도시 진주의 면모를 살리고, 진주의 자존심을 되살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역사진주시민모임은 광장에 진주의 역사를 담자고 요구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형평탑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라며 "'임시' 이전 요구는 광장 내 복원을 약속하라는 것인데 광장 성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그런 약속을 할 수 없다"라고 밝히고 '임시' 이전 요구를 거부했다.

이어 "형평탑이 있는 곳은 유물이 나올 가능성이 큰 곳이다. 광장 조성 공사의 사전단계인 시굴과 발굴을 위해 형평탑 이전이 필수적이다. 지금 당장 이전을 결정해도 3개월 이상 걸린다. 역사진주시민모임의 반대 때문에 공사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위원회(위원장 강신웅)도 이날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조성위는 지난 17일 교수와 학계, 시민단체, 봉사단체 등에서 19명을 위촉, 구성됐다. 이들은 "조성위는 공정성을 기하려고 시와 의회를 제외했다. 조성위는 진주대첩광장 조성 추진 방향 설정과 시민의견 수렴, 교통대책, 발전방향 등 조성의 전반에 관한 사항을 반영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진주시민모임에서 진주시에 진주대첩광장 조성위원회 관련 협의 기구 구성을 제안해 조성위가 출범했는데 정작 김수업 공동대표와 김중섭 실행위원장이 승낙하지 않았다"라며 "지금이라도 조성위에 참여해 진주대첩기념광장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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