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극복 중인 NC 박광열
백업포수 꿰차려 고군분투 중

NC다이노스 포수 박광열(22·사진)의 표정이 달라졌다.

2017시즌 개막 때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얼굴이었다. 짧은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이 그렇게 보이게 했다.

당시 박광열은 "포수로서 선수들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미지 변신을 꾀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광열은 스프링캠프에서 백업 포수 경쟁을 뚫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주전 포수 김태군(28)을 뒷받침할 백업 포수 육성이 NC의 숙원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박광열은 그 기회를 꼭 잡아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하지만 박광열은 약 두 달간 1군에서 뛰면서 자기 자리를 확실히 다지는 데 실패했다. 모처럼 경기에 나가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NC가 트레이드로 포수 김종민(31)을 kt위즈에서 데려오면서 박광열은 1군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

지난달 12일 다시 1군에 올라온 박광열은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대 초반의 얼굴로 돌아갔다. 수염을 깨끗하게 밀었고, 얼굴도 비장함 대신 밝은 미소로 채웠다.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박광열은 "강해지려

고 했는데 안되다 보니 변화를 주려고 수염을 밀었다"며 "강한 인상을 주는 것보다 일단 팀에 보탬이 돼야 하니까"라며 웃었다.

자기 뜻대로 풀리지 않는 시즌 초반을 보낼 때는 '이름을 바꿔볼까'라는 생각마저 하는 등 고민이 많았다.박광열은 이름이 아닌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는 "너무 경기에 나가서 보여주려고만 했다. '그러지 말고 배우자'라고 마음을 고쳤다"며 "(한국 나이로) 23살이 잘해봤자 얼마나 잘하겠나 싶더라. 어차피 못하는 거, 하나하나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마음을 비웠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을 버리고 '성장'의 길을 택했다.

실수가 나오면 금방 털어버리기로 했다. 박광열은 "이미 나온 실수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라고 배웠다"며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점차 적응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창모(20), 장현식(22) 등 팀 내 또래 선발투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투수 이민호(24)는 "광열이가 많이 차분해졌다. 예전에는 좀 들뜬 느낌이 있었는데, 차분해지면서 경기에서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기문 코치님께서 '나가서 잘하려고 하지 마라. 열심히 하면서 야수와 투수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선수가 되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경기에 나가면 미친 척 뛰어다닌다. 제가 무거운 장비를 차고 뛰어나가면 다른 야수들은 더 힘을 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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