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하동군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영국 애버딘대학교 한국(하동)캠퍼스가 개교가 늦어지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하동군 갈사만 조선산업단지에 들어서기로 한 하동캠퍼스는 지난해 9월 개교할 예정이었지만 올 3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다시 9월로 늦춰졌다. 그런데 이마저도 어려워지면서 개교 시기가 내년 3월로 또다시 연기됐다. 거의 1년 사이에 3차례나 개교가 미뤄진 셈이다.

연기 때마다 개교를 장담했던 경남도와 하동군은 머쓱해졌다. 더욱이 내년 3월 개교도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쯤이면 경남도와 하동군이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이 된 것처럼 행정에 대한 신뢰 추락은 불가피하다.

경남도와 하동군은 하동캠퍼스 개교가 연기된 주요 이유로 영국 애버딘대와의 재정 지원금 협의 지연, 교수 채용과 학생 모집 애로, 조선해양플랜트 경기 침체 등을 들었다. 사실 이 이유는 하동캠퍼스 설립 이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래서 예정대로 개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결론적으로 철저한 준비 없이 개교라는 성과에만 급급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이 개교가 계속해서 늦어진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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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해양플랜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추진했던 이 사업은 설립준비와 초기 운영비 등에 국비 42억 원, 도비 51억 원, 군비 71억 원 등 모두 164억 원이 투입된다. 이미 기숙사 건립에만 도비와 군비 79억 원이 들어갔다. 이 사업에 200억 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개교에만 얽매인 무리한 추진이 더 반복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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