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에든 절개나 지조 없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의 처지를 밥 먹듯 바꾸는 의리 없는 사람을 두고 양아치 같다고 한다. 그런 사람의 특징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거칠 뿐만 아니라 난폭함을 용기로 착각한다. 반대로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굴종하며 고개 숙인다. 고개를 돌려 세상을 살피면 주변에 양아치 같은 사람이 뜻밖으로 많다. 이런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은 어떤 일을 할 때 자기에게 득이 된다 싶으면 온갖 친절을 베풀며 친한 척한다. 상대의 처지가 바뀌어 자기에게 득이 없겠다 싶으면 금세 태도를 바꿔 등을 돌린다.

겉은 번듯하지만, 속은 양아치 같은 사람이 요즘은 주변에 널려 있다. 여 제자를 성추행하는 교사,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온갖 못된 짓을 하는 기업인과 나라 지키러 간 장병에게 군인의 본분을 잊게 한 장교, 일일이 말하기도 숨 가쁠 정도다. 이 사회가 왜 이리 양아치들의 천국이 되었을까. 온갖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한 이런 사람들의 교만은 너무도 천박하다. 차라리 양아치의 본래 모습처럼 솔직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겉은 번듯하면서도 이미 뼛속 깊이 양아치 근성이 배어있어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무어라 평가할 가치마저도 없는 사람들이다. 말 그대로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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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을 이겨내면서 완성되고 자신만을 사랑하면서 망가진다고 했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 한때 양아치 같았던 사람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길을 찾는다면 전과는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마음이 바뀌면 주위가 변하고 세계관이 달라지면 네가 맞닥뜨리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생각도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러기에는 이미 때가 늦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말이 있지 않은가. 늦다는 생각이 들 때가 오히려 빠르다는 말. 설령 아무리 늦다고 해도 양아치 같은 잘못된 과거는 벗어던지고 살아야 한다.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중 가장 가까운 것은 자기 마음이 돌아서면 된다. 참 어려운 일 같지만 그만큼 쉽기도 하다.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스며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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