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수리온 영향 … 영업·당기순이익 적자 전환
한화테크윈 매출↑수익성↓… 퍼스텍 이익 늘어

올해 상반기 경남의 주요 방산업체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날씨로 비유하자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은 매출·수익성 모두 악화해 '비'로, 한화테크윈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약 24% 늘었지만 수익성은 떨어져 '흐렸다가 잠시 갬', 퍼스텍은 '맑음'으로 표시할 수 있다.

KAI는 올 상반기 매출 1조 1323억 원, 영업이익 -273억 원, 당기순이익 -431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 1조 4103억 원, 영업이익 1734억 원, 당기순이익 1420억 원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었다.

KAI 반기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올 상반기 매출 급감 주요 이유는 기체 부품 등 민수 분야 매출액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지만 T-50/KF-X 계열 매출액이 전년 동기의 절반 정도로 줄었고, 방산 비리 주범으로 지적된 수리온(KUH) 매출이 정체하는 등 방산 분야가 고전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저하도 방산 탓이 컸다. KAI는 수리온 사업과 관련해 1004억 원 충당금을 설정해 발생 가능 손실을 선반영했다.

NH투자증권 유재훈 연구위원은 KAI의 여전한 위험요인으로 △한국정부 납품물량 관련 수익성 저하 △수리온 관련 매출과 수금 지연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검찰수사 장기화 △금감원 감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리가 밝혀질 가능성 등을 들었다. 이에 유 연구원은 방산 비리 수사 위험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하며, 목표 주가를 4만 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테크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1조 810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1조 4632억 원)보다 23.7% 늘었다.

영업이익은 3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762억 원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2275억 원보다 확 줄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률은 떨어졌다.

올 상반기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항공·방산이 전체 매출의 76.14%, 보안(시큐리티) 부문 16.74%, 산업용 장비 7.12%였다. 산업용 장비는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고, 시큐리티 부문 영업이익이 제법 준 점이 눈에 띈다. 이 사업 부문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338억 원이었는데, 올 상반기는 6억 4500여만 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한화디펜스(옛 두산DST)와 한화시스템(옛 한화탈레스) 모두 북핵 위협에 대비한 정부의 3축 체계(Kill Chain, KAMD, KMPR) 조기 전력화 영향과 전시 작전권 전환 가시화 때에는 성장이 예상된다.

한화디펜스는 기존 주력시장인 기동 분야(장갑차 등) 수요는 점차 정체하는 반면, 대공·발사체계 분야는 킬 체인과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시스템) 전력 최우선 구축으로 신규 수요가 증가해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레이더와 전자장비, 체계 개발을 하는 한화시스템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은 지난달 1일부터 항공기 엔진·엔진 부품, 시큐리티(CCTV), 산업용 로봇 등을 제조·판매하는 존속법인 한화테크윈과 자주포와 전투용 차량 등을 제조·판매하는 한화지상방산, 압축기·발전기·가스터빈 등을 만드는 한화파워시스템, 칩마운터를 제조·판매하는 한화정밀기계 등 4개 회사로 물적 분할했다. 지난달 3일에는 물적 분할 보고 총회를 열어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 한화테크윈은 기존 지분 100% 자회사 2곳(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 등 모두 5개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경남의 대표적인 방산 중견기업인 퍼스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719억 원, 영업이익 9억 2584만 원, 당기순이익 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당기순이익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 630억 원, 영업이익 약 7억 5000만 원, 당기순이익 173만 원이었다.

퍼스텍은 발사통제장비, 구동장치, 열교환기 등 한화테크윈(한화지상방산)에서 만드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핵심 부품과 T-50, KUH, 소형 무장·민수 헬기(LCH·LAH) 등 KAI의 항공분야 방산에도 참여해 전장품과 정밀기계가공품 등 필수 부품·부분품을 만들고 있다. '현무' 사격통제장비 등 다양한 유도 무기 핵심 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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