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폭발지점 지하 2층 추정…노동부 다단계 하도급 조사

해경 수사본부는 STX조선해양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숨진 도장작업자 4명이 밀폐 공간에서 착용하는 지정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최초 폭발 지점을 작업자가 없던 지하 2층으로 추정했다.

수사본부는 "사망한 작업자들이 당시 송기 마스크가 아닌 방독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기 마스크는 밀폐 공간 작업을 할 때 착용해야 하는 호흡 보호구다.

수사본부는 "다른 층과 비교해 유일하게 깨진 방폭등 1개가 지하 2층에 있는 점 등을 토대로 해당 층에서 폭발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최초 폭발 지점이 작업자가 없던 지하 2층인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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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20일 폭발 사고 현장에서 1명은 지하 1층에서, 나머지 3명은 지하 3층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잔유 보관 탱크는 철제 격벽으로 나뉜 3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첫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층은 지난 21일 현장감식에서 깨진 방폭등이 발견된 곳이어서 폭발 원인으로 지목된 전기적 요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들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을 '화재사'로 수사본부에 구두 통보했다. 작업자들이 폭발 직후 꺼진 화재에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도장작업과 안전 관리 매뉴얼 자료 등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압수수색에는 수사관 30명이 투입됐으며, STX조선해양 안전 담당 부서와 협력업체 사무실 등 4곳을 뒤졌다.

수사본부는 앞으로 현장 감식 결과와 압수수색 등을 바탕으로 환기에 필요한 공기 흡·배출관의 적정 설치 여부, 작업자들이 밀폐 공간 도장작업에 필요한 마스크 등을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도 이날 금속노조와 조선업종 노동조합연대 안전보건담당자 등이 제기한 △다단계 하도급 △보호구 미지급 등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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