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휴일…또 조선소/또 하청노동자 죽음〉, 〈또 하청노동자 산재사망…〉, 〈조선 하청노동자 비극 또…〉!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에서 일어난(20일) 폭발사고로 노동자 4명이 숨지자 일간지들이 다룬 기사 제목에 '또'가 '또'의 꼬리를 물고 물었습니다. 한 음절의 부사어인 '또'와 세 음절의 말 '또다시'는 같은 부사어인 '언제나'와 함께 하청노동자들이 부지기수로 겪은 참사와 불행에서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또 아프게 해왔습니다.

박상철 시인의 시구처럼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주어나 술어가 아니라/차라리 부사어가 아닐까…중략…〈그는 힘없이 밥을 먹었다〉에서 /중요한 것은 그가 밥을 먹은 사실이 아니라/〈힘없이〉 먹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힘없이 밥을 먹었다'를 '그 하청노동자들은 억울히 죽었다'로 환치해봅니다. '억울히 죽었다'에서 부사어 '억울히'는 주어나 술어보다 힘이 더 셉니다. 이게 '노동자 통사론(統辭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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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불쌍히 죽었다'

'우린 멍히 있을 뿐이다'

부사어 '불쌍히'와 '멍히'가

서로 어깨 겯고 들먹이게

산재(産災)를

한 방 먹이는 맘으로

입 앙다물고 명복을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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