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운영위-발전위 갈등 이유로 '간곡' 점사용 불허
운영위 "우리가 먼저 운영"-시 "우선권 인정 단체 아냐"

거제시 장목면 간곡몽돌해수욕장이 점사용 승인 불허로 2년간 개장을 못 하면서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는 주민 간 갈등이 원인이라고 해명하지만 주민들은 소극적 편파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간곡마을 주민들은 2013년 간곡몽돌해수욕장운영위(이하 운영위)를 구성해 마을 앞 해안을 해수욕장으로 개척했다. 위원회는 34가구 중 27가구가 출자해 만들었다.

간곡마을 주민이 해수욕장을 운영하면서 첫해에는 300만 원가량 수익이 발생했고, 2015년에는 5000만 원가량으로 수익이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제시는 수산업법에 따른 어촌계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점사용 승인을 거부했다. 운영위는 올해도 승인 신청을 했지만 다시 거부됐다.

거제시의 점사용 승인 불허로 2년간 개장을 하지 못한 장목면 간곡몽돌해수욕장이 찾는 이 없이 썰렁한 모습이다. /유은상 기자

이 탓에 농소해안 1.4㎞ 중 임호마을에서 운영하는 왼쪽 해안과 궁농마을에서 운영하는 오른쪽 해안만 해수욕장은 개장했지만 간곡마을에서 운영하는 가운데 쪽 해수욕장은 2년째 방치됐다.

거제시는 "운영위 외에도 6명가량으로 꾸려진 마을발전위가 먼저 승인요청을 했다"며 "마을에서 주민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 어느 한쪽에 승인을 해준다면 갈등이 심화할 수 있어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운영위 쪽에서는 뒤늦게 합류하는 발전위 쪽 사람들에게 수익이 난 만큼 입회비를 내고 들어오라고 하고, 발전위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수차례 면담을 통해 입회비 조정 등에 나섰지만 해결이 안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영위 측은 시의 답변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운영위 관계자는 "갈등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본질이 아니다. 지난해 어촌계 승인을 못 얻어 허가가 안 된다고 해서 해양수산부에 알아보니 전혀 상관이 없는 규정이었다"며 "올해는 어촌계 승인도 요구하지 않았고, 다른 핑계를 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운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우선권에 대한 인정도 없이 막무가내로 승인을 막고 있다"며 "시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발전위 쪽 사람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운영위가 해수욕장 우선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공식단체가 아니라고 밝혔다.

외부 사람이 전입해 다른 마을 해수욕장에 중복 승인을 신청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다른 해수욕장에서도 이런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며 "그런 갈등이 생기면 다른 해수욕장도 승인이 어려워진다"고 답했다.

농소몽돌해수욕장(간곡·임호·궁농) 일원은 '거제시 2017년 주요현안사업'에 포함된 지역이다.

시는 해수욕장 일원에 올해 연말까지 80억 원을 들여 '궁농 연안여가 휴양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테마공원, 오토캠핑장, 덱로드, 진입도로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연안 유휴지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휴양시설 조성에 이바지하겠다는 목적이다.

결국 거제시가 농소몽돌해수욕장을 주요 사업지에 포함해 개발 계획을 잡아놓고는 스스로 중요한 자산 활용에 발목을 잡은 셈이다. 거꾸로 가는 행정, 소극적인 행정이라는 질책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알려왔습니다>

△22일 자 7면 '소극 행정에 2년간 개장 못 한 해수욕장' 제하 기사에서 '시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발전위 쪽 사람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간곡몽돌해수욕장운영위 주장이 보도됐습니다. 이에 대해 간곡마을발전협의회는 "전혀 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기사에서 마을발전협의회원이 '6명가량'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22명이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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