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공원·국제음악당 모두 윤이상 이름 빠져
통영시의회, 윤이상 이름찾기 관련 조례상정

지워졌던 윤이상 선생의 이름이 다시 고향 통영에 새겨질 전망이다.

그동안 분단 현실에 따른 이념 논쟁 탓에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고향에서 그 이름이 지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 예가 윤이상기념공원 이름이 도천테마파크로 변경된 것과, 선생을 기념해 만든 윤이상음악당이 통영국제음악당으로 바뀐 것 등이다. 또 생가터 도로화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통영시의회는 21일 오전 10시 이 문제를 논의하고자 임시 기획총무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이날 윤이상 이름 찾기와 관련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심의하고 본회의 상정을 결정했다.

의회의 개정안 심의 이유는 시민들이 도천테마파크를 '윤이상기념공원'으로 개명해 달라며 지난 7일 통영시의회에 건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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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윤이상 선생 생전 모습./경남도민일보DB

도천테마파크는 선생이 다루던 악기와 항상 지니고 다녔던 소형 태극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돼 있다. 건의서는 시민 300여 명이 만든 통영국제음악제 시민 서포터즈 '황금파도'가 제출했다. 이 단체는 도천테마파크 명칭 변경과 함께 통영국제음악당 내 콘서트홀을 '윤이상홀'로 바꿔 줄 것도 촉구했다.

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5일 G20 정상회담 참석 차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선생 묘소에 고향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서 본격화했다. 이날 이후 윤이상 고향 통영에서는 선생의 업적을 기리자는 여론이 형성됐고 '윤이상 이름 찾기 운동'이 시작됐다. 이와 함께 통영국제음악당 명칭 자체도 '윤이상음악당'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의회에 따르면 기획위원회 정식 안건으로 심의를 거쳤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도천테마파크는 윤이상기념공원으로 개명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관련 조례는 본회의 통과를 지켜봐야 한다. 의회 13명 의원 중 보수당인 자유한국당 의원이 8명이어서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배윤주(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기획총무위원장은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에 즈음해 개명운동을 요구한 시민 의견을 받아 임시 기획총무위원회를 열었다"며 "기획위원회 안으로 심의해 상정하기 때문에 다른 의원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올릴 때 의장과 충분히 상의했고, 운영위원회에서도 다뤘다"고 말했다.

그는 "도천테마파크와 통영국제음악당을 윤이상 이름으로 한꺼번에 바꾸자고 했지만 국제음악당은 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9월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집행부에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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