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네티앙 경찰개혁 토론회 의견 취합 후 개혁위 제출

"경찰노조 설립은 경찰개혁 핵심 요소이자, 인권경찰이 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회장 류근창 경위)은 지난 19일 대전 효문화마을 대강당에서 '시민과 경찰의 인권개선을 위한 전국 경찰관 대토론회'를 열었다. 현장 경찰관 주도로 경찰개혁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진주경찰서 양영진 경정은 첫 번째 발제 '인권경찰 실현 방안'에서 경찰노조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경찰노조가 생기면 먼저 '실적주의 중심, 인권침해적 정책과 지시'를 내부에서 견제해 국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 경정은 "최근 우리나라 공직사회에 성과주의가 도입된 이래 경찰청은 어느 국가기관보다 앞서 성과주의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찰 업무는 공공재로서 성과측정이 쉽지 않고 범죄 예방과 같은 경찰 본연의 임무를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설립되면 부당한 지시와 명령을 견제할 수 있어 경찰의 정치적 중립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일 '시민과 경찰의 인권개선을 위한 전국 경찰관 대토론회' 모습. /연합뉴스

양 경정은 "지난 18대 대선 때 서울경찰청장 국정원 사건 관련 심야 중간수사결과 발표 사례처럼 경찰지휘부의 부당한 지시·명령에 대해 현재 견제할 기구가 없어서 정치적 중립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며 "여기에다 앞으로 경찰 수사권이 완전히 독립되면 지금까지 검찰이 그랬던 것처럼 경찰 수사도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경찰노조 설립으로 △경찰관 근무여건 획기적 개선 △경찰 내부감시제도로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경찰 노동조합 설립이 이르다는 국민적 여론이 우세하다면 과도기적으로 공무원직장협의회법을 대폭 개정해 경찰공무원에게 직장협의회 설립을 허용, 단결권과 일정 부분 협의권을 보장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번째 발제를 한 이장표 청주 흥덕경찰서 경감은 '경찰조직의 민주적 통제방안'으로 △경찰위원회 소속을 행정안전부에서 국무총리로 변경 △경찰청장 직위 외부 개방과 치안장관 신설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에서 정현수 충주경찰서 경사는 시민 중심 치안 업무 재설계 방안을 제안하면서 "밤새 감정 노동에 시달린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생존권을 위해 야간 근무 시 대기 2시간, 휴게 2시간 등 4시간 휴식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찰 인력 재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장 인력 재배치 최대 수혜자는 결국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온 다양한 경찰개혁 관련 의견은 '폴네티앙'이 취합해 경찰 내부 전산망에 올릴 계획이다. 이후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현장 경찰관들 의견을 추가로 모은 뒤 8월 말께 의견서를 경찰개혁위원회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깨끗하고 당당한 경찰'을 목표로 활동 중인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은 지난 2000년 결성돼 페이스북 등을 포함해 8000여 명 회원이 가입된 경찰 내 대표적인 의견 개진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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