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암 김주석 사업회, 자서전 펴내
내일 진해문화센터서 출판기념회

괴암 김주석(1927~1993·사진)은 누구일까. 그를 알 수 있는 자서전 <괴암 김주석 자유상상의 나래를 펴라>가 출간된다.

괴암김주석기념사업회(회장 전보경)가 지난해부터 김주석 선생이 남긴 자료를 모아 엮었다. 19일 진해문화센터에서 출판기념회을 열고 지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업적을 알린다.

'독립운동가', '지역미술활동의 선구자', '영원한 미술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김주석.

자서전은 그가 남긴 여러 일기와 메모, 증언 덕에 생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1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살펴보면 그는 '매일 매일 잠자는 시간 빼고는 24시간 몽땅 미술활동으로 날을 보냈다'라고 적을 만큼 4~5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다.

청소년기는 파란만장했다. 2부 경성전기학교와 항일결사대 활동을 통해 그의 애국정신을 엿볼 수 있다. 김주석 선생은 항일결사대 학우동인회를 조직해 '우리는 빼앗긴 조국 강토와 자주 독립 국가를 쟁취하기 위하여 필사적 노력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라며 애국심을 키워갔다. 개인별 투쟁록을 쓸 만큼 소년들은 절박했다.

또 헌병대 고문을 상세히 기록했다. 손가락 사이에 나무를 끼우고, 곽 안에 몸을 쑤셔넣은 다음 수돗물을 붓고, 손톱 밑에 송곳으로 구멍을 내는 등 헌병대의 고문은 악랄했다. 김주석 선생은 고문도구인 몽둥이와 수막줄, 고랑쇄, 혁대가죽, 송곳, 물통도 상세히 그려넣어 그 시절을 증언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8·15해방을 맞으며 김주석 선생의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6부 도천초등학교 교사생활에서는 자신의 작품 변천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사실적 풍경화 묘사에서 자연의 신비를 상상해 그린 시기, 우연한 효과에서 추상적인 환상세계로 그린 시기까지 설명했다.

무엇보다 12부 상념과 환상의 세계, 자유상상화를 통해 그가 어떻게 자신만의 확고한 작업 영역을 구축했는지 알 수 있다. 사실에서 상상으로, 추상에서 반추상으로, 자연에서 의인법으로 칠을 해 전진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새로운 창작법을 기록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창의성 있는 작품을 적었고 자유상상화 기법을 자세히 기록했다. 이에 대한 세부 그림도 그려 넣었다.

전보경 회장은 "진해에서 태어나 한평생 경남에서 그림을 그리고 제자를 양성해온 선생의 업적을 알리고자 자서전을 폈다. 책 속 작품은 괴암김주석기념미술관 수장고에 있는 그림 300여 점 가운데서 가려 뽑은 것들이다"고 설명했다.

책 속 작품은 전시로 만날 수 있다.

괴암김주석기념사업회는 오는 19일 출판기념회와 함께 '휴머니스트 김주석 자유상상화를 들려주다'라는 이름으로 진해문화센터 1층에서 전시를 연다. 해방 후 1세대 화가의 삶을 재조명하는 자리이자 작가로서 남긴 유산과 미술교육자로서 행한 교육철학을 알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무의식적인 선의 효과에서 창안한 자유상상화 기법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문의 010-958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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