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욕심에 화학물질 개발 반복
중단 않으면 인류가 '치킨게임'하는 격

유럽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리고 며칠 후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의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계란 판매가 중지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계란에 표시된 생산지를 확인하여 살충제 검출이 된 지역에서 생산된 계란은 먹지 않으려고 한다.

옛날에는 계란이나 고기는 귀한 음식이었다. 많은 사람이 계란과 고기를 자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소위 '과학적인 축산 방법'이 도입되면서부터이다.

닭은 기계에 의해서 많은 계란이 자동으로 부화한다. 소와 같은 동물은 신체 주기를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때에 인공 수정을 한다. 한정된 공간에 한 마리라도 더 키워야 하니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좁은 곳에 동물들을 가두어 두어야 하고, 꼭 필요한 양의 사료를 주어야 한다. 사료 역시 가장 적은 돈으로 필요한 성분을 공급할 수 있게 개발된 것이다. 계란을 낳는 목적으로 키우는 닭은 움직이지도 못하는 곳에 갇혀서 평생 알만 낳는다.

동물이 죽거나 병이 생기면 안 되니 여러 가지 약품을 동원한 과학기술로 생명을 유지해야 한다.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빨리 성장시키려는 방법도 필요하고, 알을 잘 낳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살충제도 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때가 되면 기계에 의해서 자동으로 도살하여 고기를 만들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건과 비슷하게 유통하는 것이다.

과학적인 축산 방법에는 여러 가지 기계와 일반인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의 화학물질들이 사용된다. 자연 속의 생태계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동식물을 키워야 하니 과학기술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인공적인 방법과 화학약품이 사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화학물질 중에는 해로운 것이 있을 수 있지만, 유해성을 파악하고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사용하지 않다가는 사업이 망한다. 정부가 법으로 금지하지 않으면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유해성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금지하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해당하는 화학물질의 사용을 금지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화학물질이 개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식품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 대부분은 공장에서 대량생산되고 있다. 대량생산에 의해서 이전에는 일부 계층의 사람만 사용할 수 있었던 물건이나 음식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이 정도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돈을 벌려는 욕심과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욕심이 어우러지면서, 실제로 생활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건이나 식품이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다. 그래서 집집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쌓여 있고, 안 먹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회용품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들이 예전의 물건에 비해 수준 낮은 싸구려라는 것을 느끼고 전통 방식, 친환경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대량생산된 물건을 조심 없이 쓰고 버리는 것은 그만두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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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가혹한 조건에서 사육하고 도살하고는 다 먹지도 않고 버리는 것이 우리 아닌가? 동물을 덜 괴롭히고 인간이 좀 덜 먹으면 안 되는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자원을 써댈 수 있을까? 계속 새로운 방법을 더해 나가지만 말고 지금까지 해 온 것 중 아니다 싶은 것은 중단할 수는 없는가? 인류 전체가 치킨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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