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재 싸움이다] (3) 재료연구소 원 승격 어떻게 보나
"세라믹·나노연구원 포함 공감대 확대"
"특허 출원조차 막혀 승격 개정안 발의"
"독자 승격 총선 공약…개정안 처리 주력"

경제계나 전문가 모두 4차 산업혁명 시기 소재(재료) 분야 정부 연구기관과 산학연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소재 분야 컨트롤타워 혹은 통합 연구기관 설립 필요성을 제기해온 정부 내부 논의에서는 국내 유일 소재 분야 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를 중심에 뒀다. 이는 소재 분야 컨트롤타워 설립과 이 설립이 재료연구소의 독자 연구원 승격과 맞물려있다는 강력한 방증이다. 

또한, 소재 분야 컨트롤타워 설립은 재료연구소를 독자 연구원으로 승격해 재료(소재)연구원을 중심으로 소재 분야 다른 정부 연구기관, 대학 등과 유기적인 협의체를 구축하는 것으로 한정할지, 아니면 원 승격과 동시에 다른 소재 분야 정부 연구기관과 통합해서 규모를 키운 연구기관으로 설립할지 등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논의가 좁혀질 것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소재 분야 컨트롤타워 설립(독자 연구원 승격)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 일부를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경남지역 여야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정의당) 국회의원 세 명을 지면으로 초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민홍철(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직무대행·김해 갑) 의원

1. 소재(재료)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완제품 조립·가공 기술이 세계적으로 평준화하면서 소재기술이 제품 부가가치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이 되고 있다. 미국·일본은 이 분야 주도권을 지속하고자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한다. 미래산업을 선점해 시장선도형 혁신국가가 되려면 소재산업을 집중 육성해 원천 기반 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

2. 창원지역 두 명(노회찬·박완수)의 국회의원이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를 독자 연구원으로 승격시키는 관련 법률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김해 등 경남의 다른 지역 협조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재료연구소를 독립법인인 재료(소재)연구원으로 승격시켜야 하는 점은 움직임을 주도하는 창원뿐만 아니라 김해 포함 도내 다른 자치단체도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추진력을 배가하려면 공감대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료연구소가 원으로 승격해 소재 분야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면 경남 미래 먹을거리 산업인 항공·기계·나노 등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거양득이라는 점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민홍철(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직무대행·김해 갑) 의원. /경남도민일보 DB

3.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19대) 후보 시절 <경남도민일보>의 관련 물음에 '재료연구소의 독자 연구원 승격 필요성은 동의한다. 하지만, 경남도의 전반적 산업 현황을 고려해 진주의 한국세라믹기술원, 밀양의 나노 소재를 포함하는 연구원 승격 설립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여당 의원이자 경남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필요하다면 어떤 형태가 바람직할까?

"원 승격을 위한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문 대통령께서 공약한 것처럼 세라믹기술원과 밀양 나노 산업을 함께 고려해서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원'으로의 승격도 의미가 있지만 세라믹·나노·항노화 등 경남 첨단산업 육성의 실제 연구기반을 조성해 제조업 고부가가치화와 신산업 창출에 제 역할을 하도록 그에 걸맞은 연구기관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4. 원 승격 필요성에 동의한다면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두 의원과 보조를 같이할 생각이 있는가?

"19대·20대 통틀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6년째 활동하는데, 경남도에 꼭 필요한 국토위 소관 사업이 있을 때면 소속당이 다른 의원 지역구 일이라도 온 힘을 기울여 챙겼다.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에도 합심하겠다. 재료연구·항노화·나노·세라믹 등 경남 최첨단 산업 발전 내용을 담아 시너지 효과를 거두도록 적극 협조하겠다."

박완수(자유한국당·창원 의창구) 의원

1. 소재(재료) 산업이 지금 시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물에 녹아 사라지는 비누 반도체, 1회 충전으로 300㎞ 이상 가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독성 없는 암 치료용 나노세포 개발까지 상상만 했던 미래가 현실이 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소재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독일·일본 등 전통 소재강국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앞서나가고 후발주자인 중국의 소재부품산업도 최근 급성장하며 우리와 격차를 줄이고 있다. 급변하는 미래 시장에 대응하려면 첨단소재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2.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를 독자 연구원으로 승격시키고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동법 8조 1항 별표에 '한국재료연구원' 신설)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 대표 발의 이유는?

"국내 소재산업의 중요성 점증에도 독립법인 격의 전문연구기관이 없는 점은 국내 제조업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재료연구소는 10년간 착실히 역량을 쌓았는데도 성장 한계점에 도달했다. 현재 연구소 건폐율은 19.99%로 법정 건폐율 20%에 육박해 신규 연구동 건립이 불가능하며 부설기관 한계로 기계 분야에 국한된 소재 연구, 과제 신청자격 제한, 특허출원 신청 불가 등 늘어나는 연구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다. 원 승격이 절실한 이유다."

박완수(자유한국당·창원 의창구) 의원. /경남도민일보 DB

3. 재료연구소의 독자 원 승격 시 기대효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산학연관 협력 구심점 마련과 소재기술 혁신 체계 구축에 이바지할 것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국산 신소재 기술 확보와 지역산업 발전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4. 노회찬 의원도 이름(한국소재연구원)은 달리했지만 유사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원 승격을 위해 함께할 생각은 없는가?

"노 의원과는 이미 지난 2월 8일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는 등 당연히 함께할 생각이다. 원 승격 필요성에 동의하는 이와는 초당적으로 협업하겠다."

5. 원 승격 시 재료연구소와 산업부 산하 진주 한국세라믹기술원, 혹은 한국화학연구원 등 기존 소재 분야 연구기관과 통합이 필요하겠는가? 아니면 재료연구소가 원 승격을 해도 기존 소재 연구기관과 조직은 별도로 하되 협의체 중심 역할을 하는 게 낫겠는가?

"충분한 고민 없는 기관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 각 기관이 각자 특화된 연구개발 분야를 이미 선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합 시 마찰이 우려되는 면이 있다. 각 기관이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필요에 따라 기관 간 교류로 시너지를 내는 게 필요하다."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구) 의원

1. 소재(재료) 산업이 지금 시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소재산업 육성은 20년 전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된 정부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 단골 메뉴였다. 하지만, 지금 다시 소재산업 혁신을 강조하고, 그것을 위한 정부출연연구기관 역할 확대 모색은 사뭇 그 의미가 다르다. 한국경제는 이미 저성장에 진입했다. 세계경제 장기침체도 한 원인이지만 더 근본적·구조적인 원인은 국내 제조업 성장둔화다. 저성장 체제에서 제조업 혁신으로 장기적·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소재산업 혁신이 필수다. 소재가 제품 부가가치를 키우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대다. 세계적으로 소재산업 분야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어서 국내 소재산업 규모와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

2.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를 독자 연구원으로 승격시키고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동법 8조 1항 별표에 '한국소재연구원' 신설)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 대표 발의 이유는?

"소재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총선 때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을 공약했다. 이를 지키고자 올해 2월 '소재연구원'으로 승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하루빨리 처리돼 원 승격이 되도록 노력 중이다."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구) 의원. /경남도민일보 DB

3. 재료연구소의 독자 원 승격 시 기대효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2013년 기준 국내 소재산업은 제조업에서 부가가치액 기준 약 20%, 고용 규모로는 약 13%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소재 수입 의존 비중은 크다. 소재산업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그 역할 핵심은 소재 분야 기술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기술과 정보 교류·협력을 주도하는 것이며 재료연구소가 원으로 승격하면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다."

4. 박완수 의원도 이름(한국재료연구원)은 달리했지만 유사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원 승격을 위해 함께할 생각은 없는가?

"당연히 함께 노력할 생각이다."

5. 원 승격 시 재료연구소와 산업부 산하 진주 한국세라믹기술원, 혹은 한국화학연구원 등 기존 소재 분야 연구기관과 통합이 필요하겠는가? 아니면 재료연구소가 원 승격을 해도 기존 소재 연구기관과 조직은 별도로 하되 협의체 중심 역할을 하는 게 낫겠는가?

"다른 연구기관과의 통합이나 협력은 더 큰 틀에서 국가정책적으로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고 국내 소재산업 육성에 어떤 방안이 더 효과적일지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현재 재료연구소를 원으로 승격시키고서 그런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끝> ※이 기사는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와 공동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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