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부터 60대까지 인산인해 모기 텐트 치고 기다리기도 해
우표첩 현장 판매 안해 항의도…1만 2000부 추가 발행 예정

17일 오전 10시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창원우체국은 북새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를 사려는 사람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우체국에 들어오려는 이들을 우체국 직원들이 막아섰다. "지금 주차할 공간이 없어요. 대통령 우표 사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 좀 기다리셔야 합니다."

우체국에 들어서자, 취임 100일에 맞춰 나온 기념우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대기 번호표를 뽑아들자 279번. 대기인수가 벌써 201명이다. 앉고 선 사람들이 창구 쪽 번호판만 바라봤다.

한 직원이 "숫자 번호 3번 불러도 안 오시면 다음 번호로 넘어갑니다"라고 외쳤다. 대기표를 뽑아든 이들은 자신이 가진 번호와 창구에 나온 번호판를 연방 확인했다. 부모님과 함께 온 8살 아이부터 60대 어르신까지 가만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자, 다른 우편 업무를 보러 온 이들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우체국은 이날 오전 8시 50분부터 우표를 판매했다. 한 사람이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사재기하는 것을 막고자, 이날 창원우체국은 1인당 최대 전지 5장, 시트 10장으로 살 수 있는 양을 제한했다.

창원우체국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사려고 새벽에 모기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시민들 모습. /독자

전지는 낱개로 330원짜리 우표 16장이 붙어 있는 것이고, 시트는 420원짜리 우표 한 장이 있는 것이다.

서영실(25·창원 남양동) 씨는 "부모님이 문재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다. 처음에 가음정동 우체국에 갔는데, 거기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총괄우체국인 창원우체국에서 판매한다고 해서 이리로 왔다. 우표를 최대한 많이 사가고 싶다"며 웃었다.

창원 외동에 사는 60대 남성은 "9시에 우체국에 왔다. 취임우표가 5년마다 나오는 것이니까 희소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사러왔다"며 차례를 기다렸다.

안타깝게도 이날 창원우체국에서는 우표첩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없었다. 우표첩에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취임식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우체국을 방문한 선착순 38명에 한해 예약 신청을 받아서 추후 판매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우표첩을 사려는 시민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변모(45) 씨는 "오늘 우표첩, 기념우표를 사려고 새벽 2시에 우체국에 1등으로 도착해 모기 텐트를 치고 기다렸다. 그런데 현장에서 우표첩을 한 부도 판매하지 않아서 황당하다. 온라인 판매분으로 다 소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온라인으로 구입하지 못하는 분도 있지 않으냐. 사전에 명확한 안내도 없어서 새벽부터 여기까지 와서 기다린 보람이 없었다"고 성토했다. 우체국은 "우표첩은 기존 통신판매 가입자에게 먼저 판매하면서 현장 판매분이 없었다. 현장에서 선착순 예약 신청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우체국은 11시쯤부터 대기번호를 받지 않았다. 오전 11시 36분 대기번호 268번에서 판매가 끝났다. 시트 3000장, 전지 1800장이 동났다.

10시 이후에 도착해 행여나 하고 기다린 시민은 끝내 우표를 사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창원우체국뿐만 아니라 도내 다른 우체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김모(42) 씨는 "총괄우체국인 김해우체국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은 밀양우체국으로 갔다. 새벽 5시에 우체국에 도착해서 1번으로 우표첩과 우표를 샀다. 출근 준비를 해서 오신 분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전국적으로 우표첩 2만 부, 기념우표 500만 장, 시트 50만 장을 판매했다.

우표첩은 1만 2000부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이 중 부산·경남에는 전지(330원 우표 16장) 60만 8000장, 시트 5만 8800장을 팔았다. 우표첩은 1차 2580부를 판매했고, 추가 1900부(총 4480부)를 판매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당시에는 우표첩 1만 부, 기념우표 218만 장, 시트 21만 장을 발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문 대통령과 같은 규모로 기념우표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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