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한 초교 잠복 결핵 판명 교육감, 학부모 공청회 불참
계란 살충제 검출에 급식 비상장기출장·휴가 일정 도마 위에

최근 경남도교육청에 바람 잘 날 없이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김해 한 초등학교 교사 결핵 판정으로 학생 24명·교직원 3명이 잠복 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

창원 한 여고에서는 교사가 교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과거 교장이 여성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통해 중징계를 징계위원회에 요구했지만, 민원처리 과정에서 사안을 중하게 보지 못한 문제가 드러났다.

결핵 늑장 대응 등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현안에 도교육청의 초동 대응이 미숙하다는 지적은 박종훈 교육감의 장기 공무국외연수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거기다 살충제 검출 계란 파동으로 학교 급식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17일 창원봉림고를 찾은 박종훈 교육감이 안전한 급식을 당부하고 있다. /도교육청

◇주파수 잘 못 맞춰 = 결핵 파문 초등학교 3·5·6학년(422명) 학생 중 23명이 지난달 잠복 결핵 양성 판명을 받았다.

이에 학교와 보건당국은 교사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던 유치원·1·2·4학년(480명)도 희망하는 학생들 대상으로 흉부 X-선 검사와 잠복 결핵 여부 검사를 진행했다. 추가 흉부 X-선 검사를 한 336명(유치원·1·2·4학년 중 망자)에서 결핵 이상 소견은 없었다.

하지만 잠복 결핵 검사를 한 136명 중 1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보건당국은 지난 16일 추가로 희망한 57명을 대상으로 2차 잠복 결핵 검사를 했다. 도교육청은 비상대책팀을 가동해 질병관리본부와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학부모들은 수장인 교육감으로부터 절차 문제와 대책을 직접 듣고 싶다는 주파수를 던졌다.

그러나 박 교육감은 지난달 26·31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태 심각성에 온도 차가 있다고 느낀 학부모들과 일부 시·도의원들은 교육감의 장기 유럽 출장(1~10일)도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박 교육감은 지난 14일에야 해당 학교를 방문했다.

'몰카 설치'와 '여성 비하 발언' 학교에 대한 도교육청 대응도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원을 접수하고도 의례적으로 처리한 장학사들은 경징계될 예정이지만 도교육청이 학교 현장과 소통 능력이 떨어져 있음을 보여줬다.

◇교육감 휴가 타이밍 논란 = 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하자, 도교육청은 긴급 연락망을 통해 16·17일 도내 전 유치원과 급식학교에 계란류 사용을 일시 중지하라고 안내했다.

계란 전수조사 결과 이후에도 농림축산식품부의 계란 안전성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한해 학교급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란 살충제 검출로 학교급식에 대한 불안 심리가 높은 가운데 16일부터 18일까지 교육감 휴가 일정이 또 도마에 올랐다. 16일에는 김원찬 부교육감도 휴가 중이었다.

내외부에서는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장기 출장에 이어 휴가까지 공백이 너무 길다"는 쓴소리가 새어나왔다. 박 교육감은 17일 휴가를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예정된 출장을 다녀온 이후에도 휴일까지 쉼 없이 업무 보고와 행사가 있었다. 현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휴가를 취소하고 학교 현장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육감은 창원봉림고와 팔룡중학교 급식소를 찾아 학교 급식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안전한 급식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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