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다문화 가정도 증가하고 있다. 나 또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다. 나의 아버지는 한국 사람이고 어머니는 일본 사람이어서 항상 두 문화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자라왔다.

나는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간단한 통역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친구들에게 일본의 좋은 문화를 전파하거나 일본에 갈 때마다 기념품 같은 것들을 사왔기 때문에 친구들이 나를 좋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문화 청년인 나에게 어떠한 차별과 편견 없이 마음을 열어준 친구들 덕분에,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는 것이 하나의 큰 장점이 되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지 않다. 많은 다문화 가정 자녀가 사회적 차별 속에서 남들 모르게 상처를 받으면서 자라고 있고, 대화를 함께 나누다 보면 자존감이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에서는 청년 담론을 화두로 제시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상 다문화 청년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7월 초에 지인의 소개로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YSP)이 개최하고 행정자치부가 지원한 '피스 디자이너' 캠프에 참석하게 되었다. YSP는 전국 100개 지역을 중심으로 다문화 청년 권익 향상을 위한 '피스디자이너(Peace Designer)활동가 양성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캠프를 통해서 나 역시도 다문화 청년으로서 지역사회에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데 일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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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약 30명 청년을 모아 창원에 '청년과 미래! 청년학생크루(Crew)'란 주제로 다문화 청년 YSP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때 YSP 고기훈 팀장이 '청년과 미래'라는 특강에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할 수 있었던 것은 인류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박애주의적 신념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다문화YSP 청년학생운동은 이 같은 견지에서 내 이웃과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와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다문화 청년 YSP 준비위원회가 창원지역 사회에 빛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다문화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현재 겪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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