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동·진전면 여양리 임도 영화 분량 20% 마산 촬영 도시 자산 관리 제도 필요

관객 900만 명을 돌파(16일 현재)하고 곧 '1000만 명 고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택시운전사>가 '마산'에서 전체 분량의 20%가량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계엄군들에 의해 통제된 광주로 들어간 '서울 택시기사(송강호 분)'와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가 중심이 돼 전개되는 영화로,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다루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평범했던 택시 기사가 어떻게 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5·18의 잔인함을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와 '한 택시'를 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며 '5월 광주'를 다시 되새기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씨를 비롯해 감독 및 주연배우들과 <택시운전사>를 관람하는 등 많은 화제를 뿌리는 중이다.

진전면 여양리 임도에서 찍은 택시 검문 탈출 장면.

특히 이 영화가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1980년 모습을 성공적으로 재현해 냈다는 점인데, 결과적으로 옛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마산'이 <택시운전사>의 흥행을 견인한 셈이 됐다. 더욱이 '3·15 의거'와 '10·18 부마민주항쟁'의 도시인 '마산'이 영화 속에서 '5·18 광주'의 배경이 된 것이기도 해 흥미를 더하고 있다.

<택시 운전사> 중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만섭이 딸 아이의 흉터를 보고 주인 집 아줌마와 말다툼을 하는 장면'은 회원동의 한 가정집에서 촬영됐다.

또한 회원종합시장에서는 '송강호(김만섭 역) 일행이 사복 보안사 요원들에게 쫓기면서, 결국 류준열(구재식 역)이 붙잡혀 위협을 당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다.

진전면 여양리 주변 도로와 임도에서는 택시 검문과 탈출 등 다수의 중요한 대목이 찍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지 중 한 곳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362-17 인근 회원종합시장 일대 골목. /김구연 기자 sajin@

이들 장면은 지난해 6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촬영됐으며, 촬영 인원 120여 명과 소품 차량 46대 등이 다녀갔다. 당시 창원시는 진전면 여양리 일대 임도에 현대 구조물을 일부 철거하고, 회원동 철길 화단 펜스를 새롭게 설치할 수 있게 허가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창원시는 <택시 운전사>가 흥행하면서 '관광 상품화'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스토리텔링 전망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영화 촬영지 중 하나였던 '회원동 주택'은 재개발로 이미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차수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도시 기반시설이 열악한 마산이 오히려 다른 의미에서 귀중한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었던 사례"라면서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하고 있듯이 영화 촬영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 홍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 교수는 또한 "거창하게 촬영 세트장을 만들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현실에서는 설사 부족하게 보일지라도 도시의 자산을 테마별로 정리해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면 도시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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