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제실내악축제 음악감독 김도기 교수
지역 음악 도약·소통의 기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 16~26일 펼쳐져
'고향의 봄'다양한 해석 주목…공연 정보 파악, 즐거움 더할 비법

16일부터 26일까지 창원 일원에서 열리는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이하 영어 약자 CHAMF)에 세간의 관심이 많다. '문화예술특별시 창원' 기치를 구체화하는 장기 계획의 첫 시작이기에 준비하는 처지에서는 고심이 깊다. 이번 축제 음악감독을 맡은 김도기 창원대 예술대학 음악과 교수는 "클래식과 실내악이 생소하더라도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관심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시점에서 왜 실내악인가?

"사실 실내악이어야 한다는 이유는 없다. 취향은 모두 다르니까. 다만 실내악이라는 기본 바탕없이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실내악 이외에 다른 음악 분야가 두루 보급되어야 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실내악을 먼저 시도하는 움직임이 적절하다."

김도기 창원대 음악과 교수.

-관객에게는 이번 축제가 말 그대로 축제지만, 지역 음악가에게는 소중한 기회 아닌가?

"이들에게는 영역을 확장하는 중요한 기회를 주는 셈이다. 외국 교육 구조는 처음부터 솔로와 앙상블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다. 두 갈래는 비슷한 균형을 이룬다. 한국은 모든 교육 과정이 솔로에 집중된다. 앙상블은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번 축제를 통해 협업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앙상블이 필요한 까닭은?

"사람이 살아가는 것과 같다. 혼자 사는 삶과 여럿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차이다. 솔로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에 매진한다. 앙상블은 서로 소통해야 비로소 연주할 수 있다."

-창원시립교향악단 창단의 산증인이자 초기 통영국제음악제 공연에도 많은 참여를 했다. 당시 분위기와 비교했을 때 이번 CHAMF의 첫 출발을 어떻게 보나?

"창원시향 창단 때는 지금보다 훨씬 인프라가 열악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음악적 분위기가 한층 활성화했다. 또 통영국제음악제 초창기는 지금의 창원과 차이가 있다. 음악적 인프라가 적었고, 도시의 자체 인력으로 음악제가 힘들다 보니 외부 인력이 다수였다. 창원은 외부 음악가 50%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체 인력으로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CHAMF는 나름대로 인프라 수준이 향상한 상태에서 출발하기에 고무적이다."

-통영국제음악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통영은 '윤이상'이라는 주제가 있다. 창원은 어떤가?

"개인적으로 창원은 동요 '고향의 봄'의 고장이다. 이번 축제에도 '고향의 봄'이 숨은 주제라고 본다. 주최한 창원문화재단에서는 '10일간의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접근하지만, 숨은 주제가 통영의 윤이상과 같은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숨은 주제가 있다면, 관객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선 이경선 교수와 함께 창원을 찾는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고향의 봄'(김한기 곡)이 있다. 또 '창작 실내악이 흐르는 오후'라는 공연이 있는데, 다섯 음악가의 창작 실내악 작품에 기본적으로 '고향의 봄'이라는 정서가 깔렸다. 어떤 형태로든 고향 창원이라는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다. 주최 측에서 미국 작곡가 스티븐 몬태규에게 '창원의 찬가'라는 곡을 요청했다. 이번 축제에서 세계 초연한다. 한국 음악가와 외국 음악가가 '고향의 봄'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축제 성공 여부는 도시의 미래와도 관련 있다고 본다. 지역 음악 뿌리가 될 교육적 측면에서 말이다.

"뿌리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실 창원시에 대학 이전의 음악 전문 교육기관은 결핍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음악을 배우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 인재도 외부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이런 교육적 관점에서의 접근과 관심도 필요하다."

-이번 축제를 보다 알차게 즐길 방법은?

"개막공연을 맡은 스프링 트리오(이주은·이리나·양욱진)는 각각의 음악가가 국내 최정상급이다. 앞서 말한 '고향의 봄' 주제를 읽으며 즐기는 방법도 있겠다. 창작 실내악도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음악제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다. 창작은 사람으로 치면 새 생명을 잉태하는 행위다. 익숙한 음악이 아니어서 적응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러한 곡이 결국 음악 역사를 이끄는 법이다. 베토벤 이상의 작품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최대의 성과겠다. 이번 창작 실내악 공연은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 계속 시도돼야 한다. 관객으로서는 클래식, 실내악이 생소할 법도 하다. 모른다고 해서 무조건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 취향에 맞춰 고르면 되겠다. 공연을 보기 전에 사전 정보를 꼭 확인하면 좋겠다. 곡도 미리 들어보고, 연주자 특징도 검색해서 확인하면 공연을 보는 시간이 더욱 값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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