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서 피프로닐 나와 정부 농가 전수검사…대형마트 판매 중단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을 일으킨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돼 혼란이 예상된다.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프로닐이 국내산 계란에서 검출됐다고 15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모든 농가 계란 출하를 중단하고 3000마리 이상 산란계(알 낳는 닭)를 키우는 농가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농식품부가 전날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한 잔류농약 검사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곳은 경기 남양주에서 산란계 8만 마리를 키우는 농가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무항생제 인증농가를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지속적으로 해왔지만 피프로닐이 검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피프로닐은 최근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유통된 계란에서 검출돼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피프로닐은 개, 고양이의 벼룩이나 진드기를 없애고자 사용하는 살충제 성분으로 동물용 의약외품 관련 법에 따라 닭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하면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가 검출되자 대형유통매장 등에서는 판매를 중단했다. 15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홈플러스 마산점의 계란 진열대가 비어 있는 가운데 판매 중단 관련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국제 식품 농약잔류 허용규정인 코덱스의 계란 피프로닐 검출 기준치는 ㎏당 0.02㎎이고, 국내는 별도 기준이 없다. 남양주시 농장 계란에서 나온 피프로닐은 ㎏당 0.0363㎎이다.

농식품부는 또 경기 광주 산란계 6만 마리를 키우는 또 다른 농가 계란에서 농약 성분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 계란에서는 비펜트린이 기준치(㎏당 0.01㎎)보다 많은 ㎏당 0.0157㎎이 검출됐다.

비펜트린은 진드기 퇴치용 농약으로 사용이 금지되지는 않지만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주·광주에서 생산한 계란 유통·판매를 잠정 중단 조치했다. 앞으로 정밀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전량 회수·폐기 조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15일 자정부터 모든 농장 계란 출하를 중지했다. 3000마리 이상 산란계를 사육하는 모든 상업 농장은 3일 이내 전수검사를 하고 합격한 농장 계란만 출하를 허용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 검사에서 불합격 농가가 나오면 유통 중인 부적합 계란을 즉시 거둬들일 예정이다.

이에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은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검출돼 고객 안심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마산점 관계자는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장 오픈 전까지 긴급하게 계란을 철거했다"며 "예방 차원에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3사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는 오는 17일까지 계란 판매를 중단하고, 결과가 나오면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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