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예산 없어 어려움 겪자 148명 무료 검진

수백만 원에 이르는 건강검진비를 걱정하던 지역아동센터를 위해 마산의료원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마산의료원은 지난 1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15개 지역아동센터 아동 123명을 무료로 검진했다. 마산지역아동센터협회는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9일 3개 센터 25명이 마산의료원에서 먼저 검진했고, 1개 센터 12명은 지난 2일 마산보건소와 연계한 MH연세병원에서 검진했다.

마산합포구 지역아동센터는 열악한 재정 탓에 아동 건강검진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마산지역아동센터는 최근 창원시로부터 개선명령을 받았다. 지역아동센터는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로부터 각각 50%, 25%, 25% 운영비를 지원받는데 감사에서 아동복지법상 보호아동 및 직원이 연 1회 이상 건강검진을 해야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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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의료원 전경./경남도민일보DB

지역아동센터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마산합포구 지역아동센터 19곳에 등록된 아동은 모두 500명인데, 다행히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은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건강검진을 받으면 되지만 문제는 나머지 아이들이었다. 대부분 한부모·다문화·기초수급자 가정인 센터 아동들에게 5만 원에 이르는 건강검진 비용을 내라고 할 수 없었다.

이영희 마산지역아동센터협회장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학년과 3학년생 148명을 위해 지난 7월초 마산의료원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마산의료원도 올해 사업계획상 갑자기 148명을 검진할 수 있는 예산이 없어 난감했다. 이후 지난달 18일 마산의료원은 공공보건운영위원회에서 지역아동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김경애 공공보건의료팀장은 "위원회에서 윤희상 원장이 다른 항목 예산을 줄여서라도 아이들을 돕자고 적극 나섰다"고 말했다.

마산지역아동센터협회와 마산의료원은 지난 11일 아동건강증진과 지역보건 향상을 위한 협약도 했다. 마산의료원은 협약에 따라 앞으로 지역아동센터 건강검진 등을 지원한다. 이날 검진비는 아동 1인당 5만 원씩만 계산해도 600만 원이 넘었다. 이날 마산의료원은 지하1층 강당에 아이들을 위한 건강검진 장소를 마련하고 시력·혈압·혈액검사 등을 했다. 또 아이들 간식도 준비했다.

이 회장은 "마산의료원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마음 써주신 것에 정말 감사하다"며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윤 원장은 "아이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앞으로 아이들 성장과 건강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동센터협회는 검진을 받지 못한 5~6학년생 등 나머지 아동들을 위해 한 병원과 협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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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마산의료원 지하1층 강당에서 마산지역지역아동센터협회와 마산의료원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마산지역아동센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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