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쓰려져도 사인은 불상…폭염 기간 중 도내 사망자 3명, 의료상 사망 원인 확정 안돼

'온열질환 사망자 0.'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온열질환 추정 사망 사고가 늘고 있다. 그런데 경남은 공식적으로 온열질환 사망이 0건이다. 왜 그럴까.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10년부터 온열질환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폭염 온열질환 예방·관리를 위해 국가 정책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또 실시간 모니터링 결과를 지역사회에 제공해 폭염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예방수칙을 유도한다.

올해 전국은 물론 경남에서도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사망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에서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올해 온열질환자가 모두 138명 발생했다. 폭염 기간 중 알려진 도내 사망은 3건이다.

지난 8일 오후 6시 50분께 하동에서 밭일을 하던 80대가 숨졌고, 앞서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께 거제에서도 60대 여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또 지난달 14일 밀양 한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열 탈진으로 쓰러져 숨졌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감시체계 통계상 경남지역 온열질환 사망은 0건이다. 의료상 사망 원인이 온열질환으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 온열질환자 사망은 6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하동 80대 사망 원인을 심인성 쇼크 및 열사병 추정, 거제는 미상, 밀양은 원인 불상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병원 응급실에서 판정한 것을 기반으로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모두 정황상 온열질환 또는 일사병으로 추정될 뿐"이라며 "사망 원인은 복합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이상 국가 통계에 넣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온 환자는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만, 숨진 채 옮겨진 사람은 부검하지 않는 이상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열사병 사망이라 해도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결국 추정 또는 미상으로 기록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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