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합리적 가격 장점…에어컨 있는 만화방·아이스링크 등 인기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국외나 휴양지로 무더위를 식히러 가는 대신 도심에서 피서를 즐기는 시민이 늘고 있다.

도심에서 피서를 즐기는 데는 큰 돈이 들지 않는다. 또 장거리 이동과 차량정체에 따른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도심 피서 수요가 늘고 있다.

더구나 요즘처럼 밤낮으로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실내공간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도심 피서지로 아이스링크나 시원한 만화방·카페·영화관·쇼핑센터 등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만화방은 이른 시각이라 한산했지만 최근 여름을 맞아 찾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만화방 '누버서' 직원 최지우(22) 씨는 "한 달 사이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여름 방학이나 휴가철을 맞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휴식을 취하는 고객이 많아진 것"이라며 "주로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많이 붐빈다"고 말했다.

▲ 경남지역이 연일 37도를 웃도는 찜통 같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도심지에 있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도서관과 만화방, 아이스링크를 찾고 있다. 7일 오후 시민들이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만화카페를 찾아 만화책을 보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창원 의창스포츠센터에 있는 아이스링크도 꽤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다. 점심 시간을 앞두고 찾은 아이스링크에는 다양한 고객층이 눈에 띄었다. 스케이트를 타는 이들뿐 아니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볕을 피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민영(27) 씨는 "더운 날씨를 피하려 아이스링크를 찾았다. 밖은 너무 더워서 돌아다니기 무서울 정도지만 이곳은 시원하게 놀 수 있어 좋다"며 "워터파크나 해수욕장은 비싼 물가와 몰카 걱정을 해야되지만 아이스링크는 부담 없이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돌던 오후 3시 30분, 커피숍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성주동 한 커피숍은 평소 사람이 없어 독서를 즐기거나 공부를 하러 오는 '혼족'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날은 혼족보다 커플, 가족 손님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강경민(37) 매니저는 "혼자 오던 손님들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가고 가족들이 많이 온다. 에어컨 바람도 편히 쐬고 팥빙수도 먹으면서 여가를 보내는 듯하다"며 최근에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8일 오전 상남도서관에도 적잖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온 어른들이 눈에 띄었다. 부모들은 어린이자료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도 했다.

하미주(43) 씨는 "전기료 걱정하면서 에어컨 틀었다 껐다 하는 것보다 차라리 밖에서 시원하게 있는 게 나을 것 같아 나오게 됐다"며 "국외로 가고 싶기도 한데 생활비도 빠듯할 것 같아서 도심에서 휴가 기분이라도 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