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전북 전주 등 전국적으로 문제 잇따라
창원월영 한때 공사중지…"임대료 인상 골몰" 비판도

부영이 아파트 부실시공으로 전국적인 원성을 사고 있다.

부영은 지난해 창원월영 사랑으로 공사 과정에서 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시공하는 파일을 애초 설계와 다르게 부실시공하면서, 시로부터 공사중지명령을 받았다. 이곳은 특히 매립지라는 점에서 약한 지반을 강화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한 것이다.

또한 인근 월영동 임대아파트에서도 입주민 가운데 일부가 물이 샌다며 하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부영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는 경기도 등 타 지역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채인석 경기 화성시장은 7일 동탄 2지구 23블록 부영 아파트 부실시공과 관련, "부영주택이 두 번 다시 날림공사를 하지 못하도록 면밀하게 조사해 영업정지 등 최고 수위의 징계를 하라"고 공무원에게 지시했다. 채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부영 아파트 단지 안 어린이집에 '현장 시장실'을 열어 국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부영이 공사 기간을 단축한다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 공사를 강행해 구조적인 부실시공이 의심된다"고 지적하면서 "공사 전체 공정표를 모두 분석하고, 감리를 제대로 했는지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채 시장은 "대기업이 누수 하나 못 잡아낸다. 그래 놓고도 반성이나 노력도 하지 않는다. 이게 대기업이냐"고 시공사인 부영주택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부영이 동탄신도시에 짓는 다른 아파트 단지도 똑같이 정밀히 조사해 다시는 화성에서 부실 공사가 안 통하게 하라"고 말했다.

채 시장의 지시에 따라 화성시는 문제의 동탄 2 부영 아파트를 포함해 향남지구에 들어섰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총 15개 부영 아파트 사업장에 대해 부실 공사 여부를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

채 시장은 실·국장 회의가 끝난 뒤 부영 아파트 동 대표 등 7명을 현장 시장실에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광호 부영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누수, 조경, 엘리베이터 등 문제가 너무 많아 다 열거할 수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더는 부영을 믿지 못하겠다. 시에서 제대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장 시장실에는 앞으로 부영 아파트 부실공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시장과 도시주택국장, 도시과장, 건축 분야 민간 전문가가 상주할 예정이다.

이날 현장 시장실에서 만난 부영주택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 나중에 얘기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동탄 2 부영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올해 3·5월 3차례 진행된 경기도 품질검수에서 211건의 하자 보수 지적사항이 나왔고, 부영 측에 접수된 주민 하자 신청이 지난 6일 기준 8만 1999건에 달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18일 세 번째로 현장을 찾았다가 여전히 하자가 많은 것을 보고 채 시장과 함께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공사 부영주택과 감리자에 대한 영업정지, 부실벌점 부과 등 제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전북 전주 하가지구 부영 임대아파트도 계속되는 하자로 입주자들 불만이 극에 달했다. 접수된 하자는 개별 가구 하자 765건, 공용 하자 164건 등 모두 929건이었다. 대부분 내부 균열, 복도 타일 들뜸, 지하 주차장 천장 누수 등이었다.

이런 가운데 부영은 하자 보수는 외면하면서 임대료 인상에는 눈독을 들인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양산을 비롯한 전국 22개 자치단체는 부영 임대료 인상 저지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매출 가운데 90% 이상을 임대주택사업에서 올리고 있고, 국내 임대주택 공급 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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