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성적 떨어지자 교장이 훈시 중 발언
'맛있는 사과' 등 여성비하적 발언도 일삼아
박종훈 교육감 "전면 재조사" 지시

교사가 교실에 학생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도마에 오른 창원 한 여고와 관련해 이번에는 해당 학교 교장이 1년여 전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훈화를 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지시했고 도교육청 감사관은 몰래카메라와 부적절 훈화 두 건에 대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4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월 6일 이 학교 2학년 학생이 도교육청 홈페이지 국민신문고에 '여성혐오 발언'이란 제목으로 민원글을 올렸다. 지난해 3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교장이 1학년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연설을 하면서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좋은 직장에 취직을 못하고 그러면 성을 팔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고 이어 여성을 사과에 비유해 '예쁘지만 맛없는 사과와 못생겼지만 맛있는 사과 중 무엇을 먹을 것이냐'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문제 발언은 지난해 4월 1일 1교시에 강당에서 1학년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열린 교장 특강에서 나온 것이다.

이 사실은 몰래 카메라 논란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해당 기사에 학생들이 댓글로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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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이미지./연합뉴스

이에 대해 해당 민원을 접수했던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민원 확인 후 해당 교장에게 연락해 사유서를 받아 사실을 확인한 결과 교장이 1년 전 일이라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격려하는 의미였다고 했다"며 "교장에게 각별히 주의하고 조치를 취해달라고 하고 이 같은 내용으로 민원제기 학생에게 답변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해당학교 교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시험 후 학생들 성적이 많이 떨어져 교사들과 학력 향상 방안을 논의하던 중 내가 학생들을 격려하는 특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교장은 그 자리에서 '선생님도 딸만 둘인데 우리나라는 사실 여성이 손해 보는 경우가 많아 내실을 기하고 자기생각을 가꾸어야 한다'는 의미의 강연을 했다고 설명했다. 교장은 "내실을 강조하다보니 그런 표현이 나왔다"며 "요즘 정서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내 속뜻이 곡해돼 슬플 뿐이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오는 8월 30일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도교육청 감사관은 이날 오후 해당 학교로 조사관 3명을 보내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해당 부서에서도 민원해결 과정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감사관은 "방학 중이라 오늘 당장 학생과 해당 교사, 교장을 불러 조사를 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사안만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무국외 출장 중인 박 교육감은 카메라 설치 논란에 대해 보고를 받고 특별감사 투입을 통한 전면 재조사와 문제해결 과정에서 미온적·무책임 행위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하고 해당부서에서도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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