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기 탓 상영 제한에 경영난 가중…창원시, 장비 임대료 지원

창원시가 경남 유일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씨네아트 리좀'(이하 리좀)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한다.

창원시는 3일 영사장비 임대료 지원을 골자로 하는 리좀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015년 11월 2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문을 연 리좀은 거제시에 있던 '거제아트시네마'가 지난해 12월 폐관한 후 도내에 유일하게 독립예술영화전용관으로 남은 공간이다.

리좀은 현재 HDV 방식의 장비를 구입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 '디지털 시네마 패키지'(DCP·Digital Cinema Package) 기술로 제작된 영화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이 방식으로 규격화가 진행되면서 상영할 수 있는 영화 폭이 줄었다.

526456_401868_3506.jpg
▲ 시네아트 리좀 개관식 모습./경남도민일보DB

영화 배급사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DCP로 제작된 영화를 HDV 방식으로 만들어 상영관에 제공하기를 꺼리고 있다. 상영할 수 있는 영화가 제한된 리좀은 경영난 악화로 문을 닫아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리좀은 그동안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창원시로부터 인건비·운영비 등 일부를 지원받았지만 월평균 400만 원 적자를 감수해왔다. 이런 리좀이 1억 원가량 하는 DCP영사기를 갖추기에는 무리다. 이에 운영 주체인 ACC프로젝트 협동조합은 이달 중순부터 무기한 휴관을 예고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예술영화전용관 지위를 유지하려면 연간 219일 이상 다양성 영화(저예산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 등)를 상영해야 한다. DCP 영사기를 못 구해 무기한 휴관이 지속되면 해당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음에도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는 결국 경남 독립예술영화관 절멸을 의미한다.

김종대(더불어민주당·타 선거구) 창원시의회 부의장은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지난달 24일 시의회 5분 발언에 나서 시 자체 지원 방안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시는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 남구, 포항시, 천안시, 강릉시 등 다양성 영화관에 예산을 지원하거나 직접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지자체 사례를 수집해 그 내용과 방법을 들여다봤다.

아울러 시 문화예술진흥 및 예술인 복지증진 조례를 통해 지원 근거도 확보했다.

이에 리좀이 DCP 영사기를 빌릴 수 있도록 매월 임대료(350만 원) 지원을 결정했다.

이성민 창원시 시정혁신담당관은 "씨네아트 리좀은 도내 유일 예술영화 전용 개봉관으로 지역 영화인과 영화를 사랑하는 도민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창원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예술촌과 함께 마산 창동을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영화관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