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어우러지는 힐링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7, 8월. 피서철이 다가왔다.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를. 일상에 지친 이들은 '명소'나 '관광지' 등을 찾아 떠나곤 한다. 여유가 있는 이들이야 국외로 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가까운 곳에 눈을 돌린다.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장소가 있다. 밀양에 있는 '마이웨이 리조트'다. 이곳은 펜션 시설과 최근 핫하다는 '글램핑' 시설을 갖췄다. 리조트를 두르는 소나무의 풍경과 중심에 있는 수영장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어느새 이런 곳이 생겼을까. 마이웨이 리조트의 윤동호(44)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이 될 때면 여행 계획을 세우곤 한다. 그 덕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추천 여행지나 맛집 등의 정보가 넘쳐난다. 그러던 중에 보인 곳이 마이웨이 리조트다. 얼마 전 지인에게 얼핏 들어본 듯한 이름. 정보를 찾아보니 펜션과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밀양의 숙박 업체였다. 말로만 들어보던 글램핑, 깔끔한 시설, 시원한 풍경, 합리적인 가격까지. 집에서 한가한 주말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과 취재해 보고 싶다,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대립했다. 결국 지인들을 꾀어 예약을 잡고, 운전대를 잡아 밀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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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호 밀양 마이웨이 리조트 대표. / 이종현 기자

시내에서 15분, 도심 인근의 휴식

밀양 IC에서 5분, 시청에서 15분.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마이웨이 리조트를 찾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외곽지역이지만 깔끔하게 깔린 도로를 통해 시골 풍경을 잠깐 보면 금세 도착한다. 3시부터 입실할 수 있다고 했지만 조금 늦게 출발하다 보니 4시는 돼서야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이 한가득했다.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풀장과 그 곁의 글램핑 텐트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어른들. 예약한 곳은 풀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언덕 아래의 숲속동 텐트. 짐은 일행에게 맡기고 곧바로 윤 대표를 찾았다.

윤 대표는 풀장 인근에서 풀장에서 뛰노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손님으로 보이는 이들과 친숙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에, 윤 대표가 아니라 리조트를 찾은 손님이라 생각할 정도였다.

"조금 늦으셨네요."

웃으며 던지는 그의 말에 뜨끔했다. 나름 서둘러 온다곤 했지만 하루 머물 예정인데 빈손으로 올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장을 보고 온다는 게 약속 시각보다 조금 늦어졌기 때문. 거듭해서 사과하자 "농담이다, 그러실 것 없다"며 리조트 내 카페로 향했다. 사실 카페라고 하긴 뭣하다. 외관과 테이블, 의자만 세팅돼 있었다. 조만간 카페를 들일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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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웨이 리조트 전경. / 이종현 기자

"갑자기 연락 주셔서 놀랐습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말 큰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아마 연말이나 내년에 오시면 지금보다도 더 달라져 있을 겁니다."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하지만, 주변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 대충 둘러보더라도 갖출 것 다 갖춘, 멋진 풍경이다. 리조트 내외를 장식하는, 높이 뻗은 소나무들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자연의 것을 그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리조트 곳곳에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은 모두 자연수입니다. 돈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구할 수 있는 나무들도 아니죠."

포크레인부터 시작한 건설회사 사장

자랑스레 리조트를 소개하는 모습이 참 밝았다. 윤 대표는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나무나 바위 등은 자연의 것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는 듯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제 본업 때문일 겁니다. 저는 승준건설이라는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철거 사업이 주를 이루죠. 막 사회에 진출해 포크레인으로 사업 밑천을 만들었고, 이후 철거업에 집중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사실 철거라는 게 없애고 부수는 일이지 않습니까. 물론 이걸 마냥 부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저 나름의 원칙도 있고, 제 업에 대한 자부심도 있습니다. 다만 그런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자연의 것을 아끼게 되더군요. 조금은 아이러니하려나요?"

그가 청년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게 포크레인이었고, 그게 천직이 됐다고 한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큰 수익을 거두고 있을 그가 이런 휴양 시설, 리조트 사업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건설이든 토목이든 철거든, 이 작업들은 모두 땅과 관련된 일입니다. 땅에 집중하다 보니 그 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곤 해요. 거기다 근래에 몸이 안 좋아지면서, '힐링'이라는 테마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고요. 힐링과 땅 관련 사업을 연계시키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게 마이웨이 리조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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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웨이 리조트 수영장. / 이종현 기자

사실 윤 대표가 본업 이외의 일을 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마산에서 외식 전문점을 운영하기도 했다고. 지금은 잠시 보류하고 임대만 해둔 상태지만, 언젠가 그 주위의 땅을 사 지역의 명물이 될만한 특색 있는 건물을 지어보고 싶다는데.

"남들이 다 짓는 평범한 건물, 환경보다는 특색 있는 건물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그 건물은 반드시 시민들과 공유하는, 스토리가 있는 건물로 짓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건설이나 개발을 한다 하면, 나무나 바위 뽑고 땅 뒤엎고…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보잖아요? 그런데 부수고 없애는 것만이 건설·개발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기존의 것을 살리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고. 마이웨이 리조트가 그랬죠. 앞으로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텐데, 자연과의 융화에 중점을 둘 겁니다."

고향 남해가 아니라 밀양을 선택한 이유

마이웨이 리조트가 영업을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지난해에도 잠시 운영했지만 어디까지나 시운전 차원이었고, 본격적인 오픈은 올해라고 한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 있다. 윤 대표의 고향은 남해이고, 쭉 사업을 해오던 곳은 부산이다. 밀양도 얼음골, 호박소 등으로 빠지지 않는 관광 명소이지만,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살린 힐링 시설이라면 남해만 한 곳이 없다. 굳이 밀양에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자연 풍경을 살리고자 한다면 제 고향 남해만 한 곳이 없죠. 그곳은 주위의 하나하나가 그림 같은 풍경들이니까요. 하지만 접근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어요. 남해 주변에는 인구가 많은 도시가 별로 없다 보니, 멀리서 관광차 오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수요가 적죠. 반면에 밀양은 인구가 많은 대도시들 사이에 있어요. 창원, 김해, 양산, 울산, 부산. 1시간 남짓이면 올 수 있는 거리다 보니 평일이나 짧은 주말에도 오기 편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고, 어느 정도 적중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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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이면 수영장 청소, 물갈이를 시작한다. / 이종현 기자

윤 대표의 말처럼 접근성은 중요하다. 부산, 창원 등에서 온 일행들도 '밀양은 그나마 가까워서 좋다'고들 말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밀양 내부에서의 위치도 조금 모호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밀양의 얼음골이나 그 인근 계곡과는 꽤 거리가 있다.

"계곡과는 차로 30분 정도 거리입니다. 조금 멀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밀양 시내와 가깝습니다. 차로 10분 정도 거리예요. 리조트를 찾는 분들 중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계곡보다 야외 수영장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준비 중이지만 조만간 리조트 내에 작은 계곡을 만들 생각입니다. 굳이 얼음골에 가지 않더라도 저희 리조트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즐길 거리를 마련하려 합니다."

야외 수영장과 아늑한 텐트, 아름다운 풍경

마이웨이 리조트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야외 수영장이다. 펜션 앞에 있는 수영장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매일 오전 9시에서 11시까지, 두 시간에 걸쳐 수영장 청소 및 물갈이, 소독하고 있습니다. 수영장에 여과장치 3대를 설치해 물을 여과하고, 지하수를 보충합니다. 오버플라임이라고, 정량보다 많은 물을 넣어 흘러넘치도록 하면서 정화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너무 밤늦게까지 사용하면 위험하기도 하고 인근 텐트에 예약하신 분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으니 시간 조정을 해뒀습니다."

아무리 수영장이나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도 텐트가 불편하면 소용없다. 사람들은 자연 속의 수영장을 찾은 게 아니라 휴식을 위해 오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도 마이웨이 리조트는 합격점이다. 까다로운 일행들도 극찬했다. 커다란 더블베드 두 개가 놓이고도 살짝 여유가 있는 넓은 공간, 텐트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갖춰진 싱크대나 TV, 욕실. 더위를 식혀주는 에어컨과 서큘레이터, 그리고 빵빵한 와이파이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아늑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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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호 밀양 마이웨이 리조트 대표. / 이종현 기자

"휴식을 취하러, 힐링하러 왔는데 불편함이 있어선 안 되겠죠. 찾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펜션 4동, 글램핑 텐트 14동이 있습니다. 일부는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조만간 오토캠핑 시설도 갖출 예정입니다. 음식만 가져오시면 취사해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해뒀습니다."

윤 대표는 인터뷰를 하는 중간에도 지나치는 손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손님들과 소통하는 데 노력한다는 게 눈에 보였다.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칭찬도 좋고 불편함에 대한 컴플레인도 좋습니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고치면 되니까요. 이런 소통을 위해 리조트 자체적으로 SNS 페이지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쪽은 아내와 딸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밴드는 벌써 회원 1만 명이 넘었습니다. 앞으로도 손님들과의 소통, 소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겁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라지만, 역시나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려움이라… 크게 어렵다고 느낀 건 없습니다. 그래도 제일 고생했던 걸 떠올리면, 리조트 입구에 도로를 낼 때가 제일 어려웠던 거 같네요. 처음 들어설 때는 길이 안 좋아서, 길을 내기 위해 땅 소유주분들을 한 분 한 분씩 찾아봬 땅을 사고, 동의를 얻어야 했거든요. 그렇게 도로를 내고 나니 인근에 후발주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지금도 인근에 공사 중인 곳이 여럿 있습니다."

"테마 힐링 공간과 오토캠핑도 구상 중"

현재는 펜션, 글램핑 텐트만 있지만 조만간 오토캠핑 공간도 마련할 생각이라는 윤 대표. 이미 부지 공사는 다 됐고,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오토캠핑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토캠핑은 대부분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연말 전에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지금 정성을 쏟고 있는 건 체험 시설인데요. 각종 식물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열매를 맺는지 직접 볼 수 있는 체험장을 준비 중입니다. 아직 정비가 더 필요하겠지만 이미 진행 중이기도 하고요."

그 말을 듣고 리조트의 언덕의 나무를 보니 끈으로 '체험장 앵두' 같은 안내 문구가 걸려있었다. 리조트를 찾는 사람들이 자기 구역을 배정받아 작물을 심을 수 있는 체험장이다. 한때 인기를 끈 주말농장을 어레인지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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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웨이 리조트 글램핑 내부. / 이종현 기자

"리조트를 찾는 분들이 한 번 오고 가는 게 아니라, 꾸준히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 합니다. 특별한 날이나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올 수 있는 곳이요. 그리고 삼림욕장처럼 테마 힐링 공간도 준비할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구상하고 있는 게 많습니다. 말로 하기보다는 나중에 다시 들러서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웃음)"

여기까지 대화가 진행되고서야 '아직 부족하다'는 말을 이해했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새로운 아이템들을 한참 설명했지만 요지는 마이웨이 리조트를 제대로 된 힐링 공간으로,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저도 여행이나 캠핑을 좋아합니다만 시간에 쫓겨, 일에 치여서 못 간 지 오래 됐습니다. 그래서 리조트에 있을 때면 편안히 쉬는 분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거죠. 친구들끼리 오기 좋은 곳, 아이와 함께 오고 싶은 곳, 연인끼리 오면 좋은 곳… 여러 분들이 오셔서 편히 쉬다 가셨으면 합니다."

넓은 터부터 시설까지, 수십억 원의 큰돈을 투자했다. 많은 손님들이 찾는다곤 하지만 투자금에 비해 수익성이 적지는 않나, 하는 질문에 윤 대표는 단호히 '수익을 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상업성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에만 매몰되다 보면 사업을 하는 진짜 목적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에요. 만일 투자금을 회수할 생각만 했다면 이런 사업을 해선 안 됩니다. 땅을 사랑하는, 그리고 힐링을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저 스스로가 힐링하기 위해, 그리고 찾는 분들이 힐링했으면 하는 바람이요. 당연히 그 과정에서 돈도 많이 번다면 좋겠지만, 큰 수익보다는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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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웨이 리조트 야경. / 이종현 기자

그저 많은 사람이 마이웨이 리조트를 찾고, 쉬다 갔으면 좋겠다는 그. 그의 바람은 가격에서도 엿보인다. 항상 예약이 가득한 주말은 15만 원 정도지만 평일에는 10만 원 이하다. 이마저도 '성수기 기간'임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닐 터다.

"저희는 딱히 성수기라고 해서 크게 가격을 올리거나 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물론 예약이 집중되다 보니 평소보다 가격을 조금 올리기야 하겠지만, 그것도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는 정도로 하려 합니다. 어찌 보면 자랑 같은 마음일 텐데, 제가 만든 이 좋은 공간을 여러 사람들이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연의 나무, 땅, 암석 등을 최대한 안 죽이고 있는 그대로 활용한 마이웨이 리조트. 이곳 곳곳에 녹아든 윤 대표의 땀과 정성이 놀랍지만, 그는 이미 다음 단계를 보고 있다.

"가면 갈수록 환경을 지키는 게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건설업에 있지만. 파괴와 개발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로도 마이웨이 리조트 같은 사업을 이어가려 합니다. 기존의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그 자연과 어우러지는 사업이요. 그렇게 해서 피폐해져 있는 마음, 정신을 힐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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