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어로 보는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
'10일간의 음악여행' 콘셉트
고택공간 공연장 활용 눈길
세계적 연주자 잇따라 방문
콩쿠르서 '지역 재능'발굴

오는 16일부터 26일까지 창원시 일원에서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열립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축제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립니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축제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주제어를 뽑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음악

창원문화재단은 2015년 공업도시 창원에 문화 색을 입힐 정책을 공개했다. 핵심은 '대한민국 음악 도시 창원'. 창원국제실내악축제는 2년 전 구상의 정수를 오롯이 담았다는 평가다. '문화예술특별시 창원' 기치 아래 문화예술 저변 확대 기틀은 음악이라는 철학을 그대로 살린 축제다.

이번 축제를 통해 창원을 찾는 피아니스트 김영호. /창원문화재단

#여행

재단은 첫 축제이기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짰다. 주제를 '10일간의 음악여행'으로 잡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관객이 더욱 쉽고 즐겁게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데 '여행'이라는 개념만큼 어울리는 것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성산아트홀, 3·15아트센터, 진해문화센터 등 기존 실내 공연장과 더불어 창원의 집, 기업사랑공원, 오동동문화광장, 진해루를 무대로 꾸민다. 세 곳 이상 공연장에서 스탬프를 받으면 에코 백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다음 축제는 인물, 음악, 공간 등 어떤 개념이 주제가 될지 궁금해진다.

비올리스트 닝 쉬. /창원문화재단

#공간

공간의 변화도 주목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창원의 집이라는 고택 공간을 공연장으로 활용한다.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창원 고택음악회 by 두 번째 달' 공연이다. 고택이라는 이색 공간을 퓨전 밴드 '두 번째 달' 연주로 채운다. 공연을 관통하는 음악은 판소리 <춘향가> 등장 곡이다. 바이올린, 만돌린, 아이리시 휘슬, 아코디언, 일리언파이프 등 유럽 민속 악기에 소리꾼 고영열 목소리가 더해진다.

바이올리니스트 다카시 쉬미츠. /창원문화재단

#창원

지역색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도 돋보인다. 창원 고유 음악 역사를 지탱하는 (사)한국음악협회 창원지부·마산지부·진해지부가 축제 문을 연다. 각각 성산아트홀, 3·15아트센터, 진해문화센터를 무대로 실력을 뽐낸다. 마산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은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를 이끌고 3·15아트센터 소극장을 방문한다. 창원시립교향악단은 이번 축제에서 현악 4중주, 목관 5중주, 금관 10중주, 타악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창원시립교향악단 타악기 앙상블. /창원문화재단

#10년

결성 10주년을 맞은 노부스 콰르텟 공연에 쏠리는 관심이 많다. 재단에서 이들을 무대에 세우려고 공을 들였다는 후문. 덕분에 세계 여러 실내악 콩쿠르를 휩쓴 노부스 콰르텟 실력을 엿볼 기회를 얻었다. 23일 오후 7시 30분 성산아트홀 소극장을 찾는 노부스 콰르텟은 세계무대에서 곧잘 선보였던 멘델스존 '현악 4중주 2번 가단조, 작품 13번'과 더불어 하이든, 베토벤 음악을 선사한다.

결성 10주년을 맞은 노부스 콰르텟. /창원문화재단

#손님

첫 축제를 축하하고자 세계 곳곳에서 손님이 방문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다카시 쉬미츠, 비올리스트 닝 쉬, 베이시스트 마이클 볼프는 피아니스트 김영호, 첼리스트 양성원과 함께 피아노 퀸텟을 이룬다. 더불어 러시아 클래식 음악 전통을 계승하는 차이콥스키 스트링 콰르텟도 창원을 찾는다. 영국 런던 12 ensemble은 미국 작곡가 스티븐 몬태규가 이번 축제에 바치는 곡 '창원의 찬가'를 연주한다.

베이시스트 마이클 볼프. /창원문화재단

#챔프(CHAMF)

창원을 영어로 쓰면 'Changwon'이다. 실내악이라는 의미를 담은 영어 단어 '체임버(chamber)'와 앞글자 세 개가 같다. 여기서 착안한 이름이 바로 '챔프(CHAMF, Changwon International Chamber Music Festival)'. 재단 측은 챔피언이란 의미로 쓰이는 '챔프(champ)'와 읽는 소리가 같다고 강조한다. 국제 실내악 분야 대표 축제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내악

이쯤에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왜 '실내악'일까? 실내악은 보통 관, 현, 피아노 등 악기와 소수 인원으로 꾸미는 중주 음악이다. 재단은 창원지역 문화예술 바탕을 이룰 씨앗으로 실내악을 골랐다.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실내악이 이번 축제로 창원에 뿌리를 내리면, 이후 재즈 등 여러 음악 장르와의 조화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

미래를 준비하는 도약. 어쩌면 이번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재단은 내일의 축제를 준비하고자 2017 CHAMF 콩쿠르를 마련했다. 젊고 재능 있는 지역 연주자를 뽑아 음악적 재능을 피우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부문별 4명의 선정자는 피아니스트 김영호, 바이올리니스트 다카시 쉬미츠, 첼리스트 양성원으로부터 지도를 받는 기회를 얻는다. 이들이 시간이 지나 창원국제실내악축제 무대에 서는 날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지역 음악의 토양이 될 경남대·창신대·창원대 음악학과 학생과 교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3색 캠퍼스의 하모니' 공연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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