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고위직 인사들 법정비화 다반사
지위 남용 않을 때 명예·권력 유지돼

세사의 직업을 크게 분류하면 재벌(사업·자영업)과 권력(정치인과 검·경), 명예(학자와 공직자)직 세 부류다. 이른바 삼업(三業)이다.

인간사에서 빚어지는 송사(소송)관계도 대개 세 가지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돈(채무와 채권) 문제와 주먹(폭력)다짐, 남녀 간(성 문제) 문제가 이에 속한다. 일명 '삼사(三事)'다.

대개 사람들은 이 '삼업과 삼사'에서 크게 자유롭지 않은 운명을 타고난다. 지나친 욕심으로 세 직업 모두를 넘보다가 패망의 길을 자초하거나 일상생활 속에서 '삼사'의 이치를 경계하는 데 소홀하다 패가망신하는 사례들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간혹 예외는 있다. 재력가가 권력이나 명예직 유형을 쟁취하는 경우다. 이런 유형은 선출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주로 국회나 지방의회로 진출하거나 아니면 지방자치 단체장에 출마해 당선된 사람들이다. '운(運)'을 논하자면 '재운'에다 '권력운'과 '관운'까지 중첩된 경우다.

하지만 이 부류들도 지위를 남용하거나 자기관리에 방심하다 낭패에 처하기는 마찬가지다. 권력층과 명예직 부류도 예외는 아니다. 농부가 정장차림으로 농사를 짓는 것처럼 모두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탓이다.

한 직종(분야)의 달인(고수)이 되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어설픈 실력으로 남의 영역을 함부로 넘보지 말라는 의미다. 죄를 다루는 판·검사와 경찰, 명예를 중시하는 학자와 공직자, 돈벌이가 주업인 사업가들은 제각각 가는 길이 다르다. 그런데도 이들은 서로 영역 넘나들기를 시도하다 스스로 인생 패망의 길을 재촉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성현들은 이런 '과유불급'의 세상 이치를 일찍이 꿰뚫고 '만복의 공평론'을 던졌다. 그릇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듯 타고난 복도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옷은 자기 몸에 맞아야 하고, 짐은 감당할 수 있는 짐이라야 지고 일어설 수가 있다. 상당수 재력가가 권력을 추구하려고 정치권을 기웃거리다 교도소를 갔다. 명예를 중시하는 수많은 관료도 재력을 탐내다 나락으로 추락했다.

김해의 경우 전직 단체장들과 의회 의장들이 '삼업의 올가미'에 걸려 불명예스런 길을 걸었다. '삼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순간을 못 참고 주먹을 휘둘렀다가 구속되거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법정문제로 비화된 사례들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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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문제 또한 패가망신의 길을 자초한다. 올해 들어 김해시 공직자들이 직장 내 성 관련 사건으로 자살과 직위해제 등으로 패망의 길을 걸었다. 모두 '삼사'를 경계하는 데 소홀한 탓이다.

모름지기 모든 직업에는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명예직은 명예를 더럽히지 않는 행동을 할 때, 권력층은 지위를 남용하지 않을 때 명예와 권력을 지킨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삼업과 삼사'가 경고하는 교훈은 더 단단하고 깊숙이 다가온다. 공직자들은 이 교훈을 '인생 신호등'처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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