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수용소 아닌 꿈 실현 행복학교'
마을 속 학교'위해 주민 관심 필요

우리가 세우고자 하는 (가칭)보물섬고등학교는 마을 주민들이 염려하는 문제아 수용소가 결코 아니다. 배움과 삶의 기쁨을 발견하는 교육본질 중심 '꿈의 학교'다. 삶 자체가 교육인 여행-창조-현장 중심 '삶의 학교'다.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사랑-돌봄-소통 중심 '행복 학교'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경쟁보다는 협력, 성공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고 새로운 감수성으로 타고난 아이들에게 여전히 낡은 가치관을 강요하는 곳이 오늘의 학교다. 이 부조화의 결과가 '탈학교 학생'을 양산하고 있다.

아이들이 거부하는 것은 배움 자체가 아니다. '실감 없는 공부' '기쁨 없는 수업'이 싫은 것이다. 문제는 학생이 아니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탓해서는 해답이 없다. 학교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교육이 근본적으로 새로워져야 한다. 우리는 이 신념 하나로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여 떠나는 아이들의 발길을 돌리려고 한다.

배움은 인간 존재의 근본활동이다. 인간은 배움을 잠시 보류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부정하고 살 수는 없다. 아이들이 거부하는 것은 공부 자체가 결코 아니다. 기쁨이 없는 공부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 숨 쉬는 생생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것이 없는 학교는 더는 떠나는 아이들을 붙잡지 못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거부하는 것은 상투적이고 낡은 배움이지 참다운 배움이 아니다. 탈학교 현상은 배움의 부정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을 갈망하는 몸짓으로 다시 해석되어야 한다.

우리가 준비하는 새 학교는 정확히 이런 진단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교육 문제의 핵심은 학교가 아이들에게 '삶과 통하는 배움'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탈학교 학생을 교육하기 위해 또 하나의 대안학교를 만들어 격리 수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배움의 기쁨이 살아있는 학교'이다.

그래서 보물섬고등학교는 '배움과 삶이 즐거운 행복한 사람 육성'을 교육 목표로 삼는다. 우리가 새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은 '삶 자체'이다. 교육과 삶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삶 자체가 교육의 바탕이 되어야 구체적이고 생생하며 역동적인 교육 공동체를 창조할 수 있다. 모든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도 이 원칙에 기초한다.

아이들을 한 알의 도토리에 비유한 교육자가 있었다. 작지만 그 속에 우람하고 푸른 참나무가 내재하여 있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었다. 그래서 그 교육자는 그 믿음으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평화 교육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도 이 말을 믿는다. 우리는 아이들 저마다 영혼 속에 있는 참나무를 움트게 하는 새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

남해는 미래의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적지 중의 적지이다. 남해 전역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에워싸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자연이 아이들을 키운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학교가 다시 살아난다면 도시에서 상처 입은 아이들이 새롭게 치유되고 재충전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배움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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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자라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가장 좋은 학교는 마을 속에 있는 학교다. 학교가 살아야 마을의 문화와 살림살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부디 마을 주민들이 사랑과 자비의 눈빛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품어주는 보물섬고등학교가 탄생하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보물섬 남해가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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