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와 적조는 이복형제다

녹조와 적조는 발생원인과 그 결과가 같고 그 진행과정도 거의 같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내놓은 각종 생활오수와 공장폐수, 축산폐수, 농업의 과정에서 살포하는 농약 이런 것들에 의해서 녹조와 적조가 발생한다는 점은 같고, 다른 점은 녹조는 담수, 즉 민물에서 발생하고 원인 생물이 녹색을 띠고 있어서 녹조라 부르고 적조는 해수 즉 짠 바닷물에서 발생하고 원인 생물이 적색을 띠고 있어서 적조라 부른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지구에 인간이 없다면 당연히 녹조와 적조는 없을 것이다.

녹조와 적조를 형과 아우라고 부른다면 어느 것이 형이 될까? 필자는 당연히 녹조를 형이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수질 오염의 순서가 강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하는 말로 실개천이나 도랑 수질을 보면 강의 수질을 알 수 있고 강 수질을 보면 바다의 수질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반대로 바다 수질을 보면 강의 수질을 알 수 있고 강 수질을 보면 실개천이나 도랑의 수질을 알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면 어떤 과정으로 녹조와 적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우리가 배출한 각종 오염 물질들은 강과 바다의 밑바닥에 침전되어 쌓인다. 여름 고수온기가 되면 물속에 부유 중인 오염물질들과 함께 부패와 분해의 과정을 거치면서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급격히 소진시켜 마침내 용존 산소가 제로의 상태로 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로 인하여 강과 바다 속은 아비규환, 죽음의 강과 바다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것이 수질오염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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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물고기들은 필사의 탈출을 하게 되고 탈출에 실패한 물고기와 조개류들은 그 자리에서 전멸하고 다시 부패하면서 물속의 상황은 더욱 악화한다. 이때쯤이면 이런 환경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녹조생물과 적조생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면서 마침내 강물은 녹색을, 바닷물은 적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생태계가 인간에게 보내는 절박한 신호이다.

국가 미래의 명운을 걸고 이 문제를 기필코 해결하겠다는 각오와 끈질긴 노력이 있어야 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밥을 먹어야 하듯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절실한 인식과 함께 첫째도 수질개선, 둘째도 수질개선, 이것이 우리의 살길이라는 생각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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