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구조건수 2500여건…치료 후 회복시설 태부족

생태 파괴로 갈 곳 없는 야생동물이 도심에서 구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부상당한 상태에서 회복·재활할 수 있는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

최근 3년간 도내 자치단체별 야생동물 구조 건수는 거제시 614건, 김해시 468건, 창원시 392건, 함안군 270건, 밀양시 234건, 산청군 209건, 고성군 196건, 양산시 72건, 거창군 24건, 합천군 18건, 의령군 14건, 함양군 14건 등이다.

고라니·멧돼지·까치·독수리·매 등 야생동물은 로드킬, 4~8월 번식기 어미를 잃거나, 오염된 먹이를 먹어서, 덫 같은 구조물에 갇힌 상태에서 구조된다. 민간단체는 야생동물 종에 따라 3만~8만 원 구조비용을 받는다. 구조된 야생동물은 부상 정도에 따라 지역 내 1·2차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심하면 3차병원으로 이동한다. 인접한 3차 병원은 진주, 부산, 울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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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 멧돼지. /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1·2차 동물병원에서 치료한 야생동물이 회복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치료 후 그대로 방사된다는 것이다. 1·2차 동물병원은 대부분 반려동물을 위한 곳으로 야생동물이 머무르기엔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자치단체의 지난 3년간 야생동물 구조 조치 기록을 확인해보면 3차 병원 이송을 제외하고 방사·사체처리·소각 3가지 형태뿐이었다. 이에 대해 오수진 경남수렵인참여연대 회장은 "수용시설도 없이 구조·치료·방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냐"며 "이는 구조비용을 지급하는 목적과 맞지 않다"며 예산낭비를 지적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내 야생동물 수용시설은 진주 경상대에 있는 경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포함해 창원시 진전면, 밀양시 등 3곳뿐이다.

창원 진전면에서 수용시설을 운영하는 옥수호 경남야생생물보호협회장은 "치료 후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한 달 가까이 회복해야 하는데 도내에 그럴만한 시설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에서 구조된 고라니가 진주로 이동하면 2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엄청난 스트레스로 오히려 죽을 수도 있다"며 가까운 곳에 수용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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