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절차 진행된 것 없지만 분양 광고에 적극 활용…시민 "사기 수준"

대형 복합쇼핑몰인 '신세계 스타필드' 입점 여부를 놓고 지역사회가 설왕설래 중이다. 현재 신세계 측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예정 터 주변은 입점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심지어 일대 부동산업자는 분양 홍보에 '최종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활용하고 있어 뒤늦게 문제가 될 조짐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4월 부동산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창원시 의창구 중동 유니시티(옛 39사단) 상업용 터 약 3만 4111㎡(1만 318평)를 750억 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타필드 입점을 위한 터 매입'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러다 올해 4월 <아시아경제>에서 '스타필드 창원 생긴다…수도권 밖 첫 진출'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하면서 수면으로 떠올랐다. 당시 보도에서 신세계 측은 "스타필드 창원의 콘셉트나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이제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했고, 창원시 측은 "시와의 협의는 내년께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상인은 "거대 공룡 쇼핑센터가 들어서면 골목상권은 다 죽는다"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현재 신세계 측은 "터만 매입해 놓았을 뿐 별도 사업계획을 진행한 게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도 "아직 허가신청 등 아무런 접촉을 해온 사실이 없다. 지역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신세계 측에서도 쉽게 못 뛰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를 두고 "신세계 측에서 간을 보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요약하자면 겉으로는 입점과 관련해 아무런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인근의 중동 유니시티 일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이곳에 들어설 예정인 '어반브릭스 아파텔'은 최근 전단에 '스타필드 창원 유치 확정'이라는 문구를 넣어 분양 홍보를 했다.

창원시는 민원이 제기되자 지난 1일 "광고 문구를 즉시 수정할 것을 분양 관계자에게 행정 지도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반브릭스 아파텔'은 여전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일 찾은 분양 사무실에는 '신세계 효과 인근 부동산 들썩' '대형 복합쇼핑몰 내 오피스텔 주변 시세 대비 약 2배 가격 형성' '복합쇼핑몰 전성시대 인근 땅값 기대감 들썩' '하남·고양에 스타필드 효과' 등과 같은 신문·분석 자료를 전시해 놓았다. 찾는 이에게 주는 홍보용 자료에도 '왜 신세계 스타필드에 열광하는가'와 같은 전단을 첨부해 놓았다. '신세계 스타필드'를 자신들 분양 홍보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특히 이곳 관계자는 "(신세계 스타필드는) 9월에 관련 행정절차에 들어가 내년 3~4월에 공사를 시작한다"고 했다. '입점 확정 여부'에 대해 다시 한 번 묻자 "신세계에서 안 들어올 수가 없다. 내년에 무조건 착공한다"고만 했다.

일대 수십 곳에 이르는 공인중개사 업계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한 중개업자는 "내년 4월에 들어오는 것(착공)으로 안다"고 했고, 심지어 다른 중개업자는 "내년 1월에 시작한다고 신세계에서 발표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사람들이 신세계 스타필드만 보고 분양 계약하는데 안 들어올 수가 없다"고 했다.

유니시티 홈페이지도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관련 조감도에 넣었는데 '예정'이라는 별도 문구는 써넣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두고 창원 시민 김모(52) 씨는 "신세계에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하는데, 지역 부동산업자는 '입점 확정'이라고 한다. 이건 완전히 사기 수준"이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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