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핑족 급증…강원 양양·부산 송정 서핑지 인기
평형감각·정확한 타이밍 관건…"구름 위 걷는 것 같아"

휴가철이다. 갑갑한 도심을 벗어나 '힐링'을 하고자 바다를 향하는 이가 많다. 파도에 몸을 맡기며 짜릿함을 맛보고,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해변을 유유자적 거닌다. 최근에는 서핑(surfing)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이는 서핑보드(판자)를 이용해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타는 해양 스포츠다. 거친 파도 위에서 시원하게 질주하는 모습은 자유롭고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현대적인 가치관과도 잘 어우러진다.

◇서핑족 얼마나 될까

서핑은 대체로 1990년대 국내에 상륙한 것으로 본다. 요트의 돛과 서핑보드를 결합한 윈드서핑, 패러글라이딩과 같은 대형 연을 조종하며 서핑보드를 끌면서 물 위를 달리는 카이트(Kite) 서핑,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젓는 스탠드 업 패들보드(Stand up paddleboard)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서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맨 몸으로 서핑보드 위에 서서 균형을 잡으면서 파도 위를 누비는 것인데, 정식 명칭은 서프보드 라이딩(riding)이다.

처음에는 연예인과 일부 동호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스포츠이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서핑 동호회 수가 적지 않다. 포털 사이트 검색만으로 파악한 서핑 동호회만 총 91곳, 이들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서퍼만 7만 411명이다. 사는 지역, 다니는 직장, 선호하는 해변 등에 따라 모임을 만들기도 하고 특정 서핑 종목만을 선호하는 동호회도 많다.

◇어디서 하고 있을까

서퍼들에게 해변은 '서핑 포인트'인가 아닌가로 나뉜다. 파도타기 좋은 해변을 일컫는 말이다. 강원도 양양, 부산 송정, 제주도 중문색달해변이 인기 있는 서핑 포인트다.

강원도 양양 해변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핑 포인트다. 수심이 깊지 않고 지형이 완만해 작은 파도가 많이 들어오는데, 서핑 입문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서핑리조트 '블루코스트'를 운영하는 정형섭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서핑용품 전문점뿐만 아니라 서퍼들이 운영하는 식당,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생겼는데 강원 양양 죽도 해변만 해도 20곳이 넘는다"고 했다. 그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잡지 등의 매체에서 많이 다루고 연예인들도 많이 하다 보니 요즘 서핑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났다"며 "죽도 해변만 해도 일 년에 1000여 명은 다녀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남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은 부산 송정 해수욕장이다.

부산 송정서핑학교 서미희 대표는 "작년엔 약 4만 명이 서핑을 배우려고 이곳을 찾았고, 올해는 5만 명 정도 될 것 같다"며 "송정 해수욕장은 수심이 깊지도 않고 파도도 부드러워 서퍼들에게 인기가 많고, 겨울에도 바다의 수온이 섭씨 11℃로 따뜻한 편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이외 경남에서는 남해 상주은모래비치에서도 서핑을 배우고 탈 수 있다.

상주해수욕장은 전남 고흥 남열해돋이해수욕장과 비슷하게 서핑 고수들이 사람들을 피해 물때에 맞춰 찾는 곳이다.

◇서핑의 매력에 빠져볼까

서핑 인구가 늘면서 용품점, 강습소 등 서핑 관련 업체도 늘었다. 국내에서 서핑에 필요한 장비를 대여 또는 판매하는 서핑용품 전문점과 전문적인 강습을 해주는 서핑 학교는 200여 곳 정도다. 대부분 국제서핑협회(ISA) 자격증을 딴 전문가나 현직 서퍼가 이를 운영하고 있다. 초보자라면 용품점과 강습소가 많은 곳을 찾는 게 편하다.

서핑을 배우려면 수영 실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처음 배울 때 주로 발이 땅에 닿는 얕은 물가에서 강습을 받기 때문이다. 서핑 보드도 다리에 고정하기 때문에 보드에 몸을 의지하면 안전하다. 파도를 잘 타려면 수영 실력보다 평형감각과 정확한 타이밍이 더 필요하다. 운동신경이 좀 있는 사람은 3일이면 서핑 보드를 탄다지만 보통은 대략 5일 정도 배워야 기본기를 익힐 수 있다. 보통 첫날은 서핑 강사가 파도가 치는 때에 맞춰 수강생들을 밀어준다. 힘을 빼고 서핑 보드에 올라타 파도를 익히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 뒤 점차 파도 위에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배우고, 파도가 언제 치는지 스스로 확인해보고 타는 연습을 한다.

현직 서퍼인 서핑 용품점 베어브라더 박성준 대표는 "파도를 타는 느낌은 말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운데, 흔히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며 "서핑도 스포츠이기에 한 파도엔 한 명만 타고, 남의 파도를 빼앗지 않는 규칙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서퍼을 보면 인사하고, 서로 부딪치게 되면 사과하는 등 예의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핑용품 비싸지 않을까

취미생활로 서핑을 즐기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이 비용 문제일 것이다. 서핑을 할 때는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 웨트슈트(wetsuit), 서핑 보드 등의 장비가 필요한데,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서핑용품 전문점 서퍼스의 매니저 김영수 씨는 "웨트슈트 가격은 10만 원대에서 60만 원대까지 다양하고 보드 역시 10만 원에서 200만 원대까지로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며 "그래도 저가형 브랜드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장비를 구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를 구매하지 않고 대여한다 해도 서핑을 처음 배울 땐 서핑 학교에서 강습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 강습료는 가르치는 곳마다 다르지만, 보통 장비를 대여하는 비용을 포함해 1회에 7만 원 정도다. 적지 않은 비용이긴 해도 한번 강습을 다 받은 뒤엔 장비만 빌려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양청 인턴기자

※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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