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주교회의 "윤리·사회적 문제 공개해 생명 살리는 결정 필요"

천주교가 핵발전소 신고리 5·6호기 존폐를 결정할 공론화에 대해 의견을 발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에 대해 '경제적인 시각'만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이날 서울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생태환경위는 "경제적 가치가 상쇄할 수 없는 숭고한 가치, 현대 세대와 미래 세대, 생태계 전체 생명과 안전이 좌우될 수 있는 발전소 건설인만큼 경제적 시각에서만 다루면 안 된다"며 "정부가 선택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많은 국민이 핵발전에 관한 올바른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이 땅 위 생명을 살리고 보호하는 결정에 동참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1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공론화 과정과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원회는 공론화 과정 추진에 대해 "발전소 몇 개를 짓느냐 마느냐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나아가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제한된 전문가 집단의 결정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선택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에너지 선진국 독일은 오래전부터 핵발전과 관련된 정책 결정에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다루어왔다. 이런 측면에서, 얼마 전 구성되어 활동을 시작한 공론화위원회의 역할은 참으로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론화위원회는 공론 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공론화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방하고, 국민과 충분한 소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론화 과정에서 핵발전의 기술적, 경제적 측면의 정보와 함께 윤리적, 사회적 차원의 문제들이 국민에게 명확히 제시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밀양 송전탑 갈등, 핵발전소 문제 등 사회 현안에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