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탈핵' 가속화 재생에너지 개발 대세
현재 건설 중인 원전 총 63기
중국·인도 등 일부 국가 편중 노후원전 등 163기 영구정지

세계적 추세는 탈핵과 함께 재생에너지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가 핵발전소 고리 1호기를 영구정지하고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을 밝히자 일각에서는 "세계 원전 확대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확대·왜곡된 표현이다.

◇31개국 446기 원전 가동…확장세 '주춤' =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세계 31개국에서 총 446기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IAEA가 밝힌 내용을 보면 1997년 이후부터 원전 운용은 소폭으로 변동하며 410~450기 사이를 유지 중이다. 이 중 미국이 99기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58기, 일본 42기, 중국 37기, 러시아 35기 순으로 원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4기로 여섯 번째로 원전이 많은 나라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총 63기다. 이 중 중국이 20기를 건설 중이고 러시아가 7기, 인도가 6기, 미국과 아랍에미리트가 각각 4기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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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원전 1호기./연합뉴스

이는 일부 국가에 편중된 것이어서 핵발전소 확대가 세계적 추세라고 표현하기에 부적절하다.

반대로 건설 중인 것과 영구정지에 들어간 원전을 살펴보면 영구적으로 가동 중지에 들어간 원전이 163기로 집계됐다.

미국 34기, 영국 30기, 독일 28기, 일본 17기, 프랑스 12기 등으로 원자력 발전 초기 단계부터 운용을 시작한 노후 원전을 폐쇄 조치한 것이 대다수다.

노후 원전을 폐쇄한 만큼 신규 원전 건설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도 않다. 미국 사례를 보면 4기가 공사 중인데 3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이 없으며, 일본 2기, 프랑스 1기만이 건설 중에 있다. 이마저도 최근 프랑스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만큼 1기 건설 여부도 불투명하다.

◇추세는 재생에너지 개발 = 안전성 우려로 원전을 통한 전력생산보다 재생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이 더 눈에 띈다.

원전 산업에서 이탈한 선진국들은 재생에너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탈원전을 선택한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재생에너지 비율은 2010년 15%에서 2016년 28%까지 상승했고 미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원전 발전량을 추월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만 따져보면 재생에너지 발전은 더 두드러진다.

OECD 국가 재생에너지 생산은 1971년부터 연평균 2.7%씩 성장했다. OECD 국가의 에너지 소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004년 6.0%에서 2014년 9.2%까지 증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개발 중인 중국도 재생에너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설비 용량만 놓고 보면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 용량이 1위다.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구체적인 목표가 담겼다.

재생에너지 개발이 세계적 흐름인 가운데 친환경 미래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된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0%로 대폭 확대하고 에너지 신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저탄소·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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