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중앙역~경남경찰청 인도 펜스 설치, 가로수길 풍경 훼손?
도시전문가 "잘못된 디자인", 창원시 "사고예방 차원 필요"

창원시가 창원중앙역에서 경남도청까지 도로 중 인도에 안전펜스가 미설치된 구간인 경남경찰청 인근을 공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전펜스로 자연경관을 해친다며 걱정하고 있다. 자연경관 훼손과 사고예방 문제, 좀 더 깊이 고민할 지점은 있어 보인다.

경남경찰청, 나아가 경남도의회와 경남도청 뒤편에는 창원 정병산 녹림이 한창 우거진 모습이다. 여기에 창원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가로수길이 길게 뻗어 장관을 연출한다.

때문에 도시계획전문가는 인도에 안전펜스 설치는 자연경관 훼손으로 창원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창원대 건축학부 유진상 교수는 "현재 한창 설치 중인 안전펜스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민 통행이 잦은 위치도 아니라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도 아니다"며 "무단횡단 방지 차원, 사고예방 차원이라고 하지만 아름다운 길을 훼손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경남경찰청과 경남도의회 사이에 설치되고 있는 철제 울타리.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러나 창원시는 자연경관도 중요하지만 시민 안전, 나아가 사고 예방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어 설치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창원시 도로건설과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 중인 거리를 제외하면 모두 안전펜스 설치가 완료됐다. 이 구간에만 안전펜스가 없어 시민과 보행자들 안전권이 위협받는다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며 "무단횡단도 막는 등 사고예방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유 교수는 안전펜스뿐 아니라 디자인도 문제 삼았다. 안전펜스 디자인이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과 흰색, 빨강, 파랑, 노랑 등이 뒤섞인 부분이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것이다. 그는 "안전펜스를 설치하더라도 화려한 디자인은 피해야 했다. 50년을 가꾼 아름다운 길이 흉물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인근 지역과 동일한 디자인, 동일 제품으로 안전펜스를 설치해 통일감을 준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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