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토론회 '역사적 가치·도시적 관점 연계 관리방안' 진단…지방선거 공약화 주문

"경화역을 건물만이라도 복원해 주세요."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화역 공원 문제가 중요한 논란거리가 되게 해야 합니다."

25일 오후 7시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봄 카페'(새창성교회 1층)에서 '경화역의 미래를 위한 주민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창원시가 추진하는 '경화역 문화예술 테마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고자 마련한 것이다.

25일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봄 카페'에서 '경화역의 미래를 위한 주민 토론회'가 열렸다. 허정도(맨 오른쪽) 창원대 건축학부 겸임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도시건축 전문가인 허정도 창원대 건축학부 겸임교수(박사)는 '경화역 터 보전방향 모색' 발제에서 경화역 터 가치를 강조했다.

허 교수는 "장복산의 자연경관을 도시지역으로 연결하는 경관적 가치와 벚꽃 축제 대표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라며 "경화역, 경화시장 등 이름이 지닌 역사적 가치는 돈으로 주고 살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경화역 공원은 도시 공간 중심에 있고 주거지 안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며 "공원은 직선으로 길이가 700여m 되는데, 보기 드물게 숲 속 비스타(시선을 깊은 쪽으로 유도하는 가로수 등으로 일정 방향으로 축선을 가진 풍경)이다. 비스타 덕분에 도심 속에 있지만, 도심과 구분되는 공간적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창원시 개발계획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창원시는 경화역 주변 유휴 터(2만 567㎡)를 활용해 다국적 캐릭터 포토존, 공연장, 야간 경관 조명 등을 설치하는 경화역 문화예술 테마공원 조성을 추진해 오다 보류했다.

그는 "창원시 안을 보면 공간적 측면에서 기능성이 없는 도로를 건설하는데 이 도로가 나면 공원 환경이 나빠진다"며 "공원 안에도 경관적 측면에서 시설이 너무 복잡해 비스타 등 공원이 지닌 고유 이미지를 훼손한다. 세금도 날리고 공간 질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화역 터만 생각하지 말고 전 도시적 관점에서 이곳을 어떻게 사용·관리·디자인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경화역 공원은 도시형 자연공원으로, 공간적·기능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대로 보존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창원시 안 찬성여론에 대해서는 "일부 시민이 군항제 행사를 이유로 개발하자고 하는데, 열흘 잔치를 위해 이곳을 개발하면 나머지 350여 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축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잘 가꾸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주민 이상숙 씨는 "경화동의 역사성은 어마어마하다. 50년 동안 주민들이 가꿔온 자부심도 있다"며 "그런데 지금 경화역 흔적이 전혀 없다. 요즘은 미니어처도 잘 만들고, 복원도 잘 하지 않나. 경화역을 잘 복원해서 상징성을 되살리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경주 씨는 "내년이 지방선거다. 우리가 원하는 건 이 문제가 이슈화돼서 후보자가 주민들에게 원하는 걸 묻고 표를 달라고 하는 형식"이라며 "경화역 문제를 어떻게 공약화하고 '뜨거운 감자'로 만들 것인가를 더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화역 인근 주민들은 8월 16일, 9월 2일에도 관련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