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경남테크노파크에서 기관·기업체 취업·인사 담당자들과 경남지역 대학생 70여 명이 '일자리 공감 톡톡(Talk)'이라는 행사를 했다. 이런 소통의 자리는 지역사회에서 청년일자리 문제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먼저 청년들의 취업을 결정하는 기업과 기관의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취업의사를 가진 청년들의 자세와 태도를 우선하여 꼬집었다. 즉, 많은 청년은 기업의 사정은 아무것도 모른 채 덮어놓고 취업부터 하자는 태도를 보이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이 개별 기업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하려면 현미경을 들이미는 것과 같은 세심한 준비를 해야 가능하다. 채용을 원하는 기업들이 학생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게다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100개 이상의 기업들에 입사원서를 내는 취업준비생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현실이 이렇다면 기업이나 학생 모두에게 현실적인 기준과 잣대를 제대로 만들 필요가 있다. 기업이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란 직무와 직군에 관련된 이해와 실행능력을 의미한다.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과정의 변화나 새로운 상품시장의 등장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직무의 전문성은 고도화되고 있다. 현실은 이렇게 빨리 변화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제도교육권인 대학이 제대로 발맞추기에는 버거운 실정이다. 기업이 대학에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대학과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다시 말해 취업준비생들에게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정확하게 전달할 기회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즉, 지금처럼 인턴십이나 현장실습을 오용하거나 악용할 게 아니라 기업 스스로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를 개발하면서 채용도 한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기업 스스로 바뀌려는 노력이나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이나 공무원처럼 안정된 직장만 선호한다는 비난을 할 수는 없다. 즉,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들의 개발비용을 학생 개인들이나 대학에만 떠넘기는 건 말 그대로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심보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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