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확정했다는 소식에 조금 놀랐다.

지난해 노동분야를 담당하면서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 원 요구 목소리를 전하기는 했지만 먼 이야기인 줄 알았다. 2017년도 최저임금이 7.3% 인상에 그쳤는데, 1년도 안 돼 16.4% 오르자 최저임금 1만 원이 곧 실현될 것 같아 괜히 벅찬 기분이 들었다.

노동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 최저임금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물가가 오르면 월급도 오르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할 거리가 있다. 우리는 합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할 준비가 돼 있는가.

어딜 가나 음식을 싸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단골 멘트는 '밖에서 사먹으면 이게 다 얼마야'다. 노동의 가치를 격하하는 대표적인 논리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대충 넘기는 편이지만 속으로 생각한다.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요리하느라 들이는 수고, 설거지하느라 써야하는 시간, 체력 등은 왜 인정하지 않는가.'

카페에서 커피 값이 비싸다고 투덜거리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재룟값(인건비, 자릿세 등 유지비 포함)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면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단순히 종이컵 값과 원두 값만 따지며 '도둑놈'이라는 건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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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도 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붙는 2000~3000원 배달비를 아까워하기도 한다. 직접 식당까지 가는 노력을 대신해 지급하는 비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노동 가치가 중요하다면, 상대의 노동도 인정해야 한다. 최저임금 1만 원을 눈앞에 두고, 이제는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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