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연극제 결국 둘로 나뉘어 개최
28일 나란히 개막·국내외 작품 다양
각각 "참여형 축제"-"자력갱생"포부
평화 메시지 '아시아 1인극제' 눈길
삼봉산문화예술학교서 1인극 향연

이번 주말, 거창에서 3개 연극제가 한 번에 열려 관객들과 피서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휴가철 불볕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떠난 여행, 두 배 더 알차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 각 연극제 특징과 프로그램, 일정 등을 소개한다. 이번 주말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며 연극 입맛대로 골라 보는 재미에 빠져 보는 게 어떨까.

대표적인 국내 야외 연극축제로 손꼽히던 거창 국제연극제가 결국 둘로 나뉘어 열린다. 

거창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거창한 여름연극제'와 (사)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가 주최하는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가 거창군 일원에서 오는 28일 동시에 막을 올린다.

내홍으로 쪼개진 연극제가 볼썽사나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규모나 작품 수준을 따져 봤을 때 여전히 전국 연극인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극 마니아들에겐 거창의 천혜 환경을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국내외 작품을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늦은 저녁에 펼쳐지는 연극제 특성상 두 곳에서 치러지는 공연 일정이 대다수 겹치는 게 아쉬울 뿐이다.

◇거창한 여름연극제 = 거창문화재단이 올해 처음 개최하는 축제다. 행사를 일주일여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거창한 거창연극제'에서 '거창한 여름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17일간 위천면 수승대와 거창읍 일원에서 펼쳐진다.

'거창한 연극세상, 별이 부르는 유혹, 아름다운 선물!'을 주제로 국내외 공식초청작, 국내경연참가작, 대학극제로 진행되며 미국, 일본, 러시아 등 8개국 63개 팀이 참가한다. 도내 극단에서는 고도 <오케이~컷!>과 극단 현장 <광대들>이 무대에 오른다. 특별초청된 뮤지컬 <미션>이 수승대 축제 극장에서 28일 오후 8시 20분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뮤지컬 <넌센스 2>가 같은 곳에서 폐막작으로 공연된다.

극단 고도 〈오케이 컷!〉. /거창문화재단

축제 기간 무용 , 거리극 , 뮤지컬 <소우주 환상곡>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져 열기를 더한다. 웃음마블링, 나홀로 서커스, 비눗방울 마임 등 부대행사도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재단 측은 "거창 여름연극제가 군민과 거창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문화예술의 도시 거창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각계각층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연극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티켓은 유료공연티켓이며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55-945-8570.

◇거창국제연극제 = 그동안 수승대에서 개최해오던 연극제를 올해는 거창연극학교로 자리를 옮겨 연다. '인생의 빛, 연극의 신화' 슬로건 아래 거창한 여름연극제와 같은 날인 28일 개막해 다음 달 6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지자체 예산지원이 없는 관계로 4개국 10개 공연단체가 무대에 오르며, 도내에서는 극단 예도가 프린지 공연으로 관객을 맞는다.

극단 목화 〈김유정의 봄봄〉.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토성극장에서 오후 8시 전주문화재단 마당극 <천하맹인, 눈을 뜬다>로 축제 포문을 열고, 페르소나 뮤지컬 <셰프>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서커스극 <클라운타운>,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등 규모는 작지만 역시 다양한 장르 공연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부대행사로는 거창국제연극제 캡슐 심기 이벤트, 가족희곡 낭독무대 등이 마련됐다.

진흥회 측은 "이번 기회에 공공자금 의존에서 탈피해 티켓 판매와 기업 협찬, 후원금으로 자력갱생하는 계기가 돼 거창국제연극제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관객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055-942-1755.

◇아시아 1인극제 = 아시아 1인극제도 거창에서 만날 수 있다. 제10회 거창아시아 1인극제와 제28회 아시아 1인극제가 29~30일 이틀간 거창군 고제면 삼봉산문화예술학교에서 펼쳐진다.

1988년 서울에서 시작된 아시아 1인극제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공주아시아 1인극제를 거쳐 거창아시아 1인극제로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전쟁 가고 평화 오라'를 주제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타이완, 말레이시아 배우들이 한데 모여 춤, 노래, 연주를 통해 자연과 평화를 노래한다.

세월호 참사에 바치는 몸짓을 선보일 이삼헌. /아시아 1인극협회 한국본부

해외 초청작품으로는 중국 음악가이자 교육자인 첸지펑의 <자연을 닮은 춤과 노래>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작곡가이자 사운드 아티스트인 고리광의 <교감, 공유, 음악>, 일본 하치오우지쿠루마 인형극단의 니시카와 류지 <백로 아가씨> 등이 눈길을 끈다.

국내작품으로 춤꾼 김경수와 가수 이수진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현대사 질곡을 걸어온 어머니, 여성노동자 등을 춤과 노래로 그린 <눈물 속에 비친…>을 선사한다. 또 이삼헌의 창작품 <산천초목>은 세월호 참사에 바치는 몸짓이란 이름으로 관객 마음을 적실 예정이다.

이 외에도 중학생 소효남과 초등학생 최우빈이 함께 꾸미는 사자춤 <나도 사자다>, 목진호의 경기 도당굿 속의 희생물 <정업이>도 공연한다.

한대수 아시아 1인극협회 한국본부 대표는 "인류가 이루고자 하는 평화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아시아 1인극제의 소리와 몸짓으로 온누리에 퍼져 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행사는 오후 7시 우리나라 전통굿으로 시작하며 2시간 30분간 축제 흥을 돋운다. 모든 공연은 무료. 문의 055-944-5646.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