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 새로쓰기]2000년 이후 '집중호우'피해 거의 매년 있어
2010년 이후 태풍 피해 보다 도시지역 국지성 집중호우 피해 커

idomin.com에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약 54만 3000건의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지난 기사 새로쓰기’는 이 기사 데이터를 토대로 재구성되는 기사입니다.

지난 7월 4일 오후, 마산합포구-회원구 일대에 시간당 약 37㎜ 내외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때 양덕천 보수공사 중 노동자 3명이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하고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충북과 수도권 지역도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남에서는 2000년 이후 집중호우로 얼마나 피해를 봤을까요? idomin.com에는 현재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된 기사가 총 57건이 검색됩니다. 이 기사를 토대로 2000년 이후 경남지역 집중호우 목록을 아래 표로 짰습니다. 사망·실종 등 인명 피해가 난 집중호우를 기준으로 했으며, 2011년 하동군 집중호우는 이재민 피해가 컸기 때문에 목록에 실었습니다.

[표]2000년 이후 경남지역 집중호우 목록

 날짜

 피해지역

 인명피해

 기타사항

2000년 7월 14일

의령, 창원, 통영, 김해 등 경남 동부지역

1명 사망 

통영에 시간당 74㎜ 폭우 

2000년 8월 3~4일

거창, 진주, 사천 

1명 실종 

 

2001년 6월 23~25일

경남 전역 폭우

1명 사망 

태풍 '제비'와 장마전선이 합쳐져 도내 평균 200~300㎜ 폭우 

2002년 8월 9~16일

경남 전역 폭우 

4명 사망, 2명 실종 

이 기간 양산에 661㎜, 산청에 578㎜ 폭우. 김해 한림면 이틀 사이에 410㎜ 폭우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내습으로 경남 전역 피해 

24명 사망·실종

재산피해 당시 금액으로 5518억 원 

2003년 9월 11~12일 

태풍 '매미' 내습으로 경남 전역 피해

64명 사망·실종

재산피해 당시 금액으로 2조 2367억 원. 양산 2년 연속 큰 피해 

2005년 8월 8일 

남해, 고성

3명 사망 

고성군 개천면 시간당 109㎜ 폭우 

2006년 7월 8~9일

경남 전역 폭우

3명 사망

 

2007년 8월 7~8일

경남 곳곳 게릴라성 폭우

4명 사망

 

2009년 7월 16일

경남 곳곳 폭우

3명 사망, 1명 실종 

마산에 시간당 102㎜ 폭우. 마산기상대 관측사상 최고

2011년 7월 7~10일

경남 전역 폭우

7명 사망, 1명 실종

밀양 산사태로 일가족 3명 숨지고 1명 실종, 3명 구조.

2011년 8월 7일

하동

이재민 109명

하동군 악양면에 시간당 111㎜ 폭우. 반면 청양면은 34㎜

2014년 8월 25일

창원

8명 사망

국지성 집중호우의 전형. 진동면에 시간당 106㎜ 폭우. 버스침수 사고로 7명 사망.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로 경남동부지역 피해 

전국에서 7명 사망 3명 실종(경남 실종 1명) 

울산에 시간당 124㎜ 폭우. 양산지역 폭우 피해 극심

2017년 7월 4일

창원(옛 마산지역) 

3명 사망 

시간당 37㎜ 폭우에 양덕천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 사망. 사건 연루 협력업체 관계자 1명 사망, 관계자 수색 하던 경찰 1명 사망. 


◇집중호우 갈수록 '극과 극' = 예상했다시피 집중호우는 6월 말부터 8월 말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드물게 태풍으로 인해 9월(태풍 매미)이나 10월(태풍 차바)에 집중호우 피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집중호우가 쏟아져도 경남 전역에 '골고루' 뿌렸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비가 뿌린 지역이 점차 좁아지기 시작했으며, 2010년대에는 창원, 하동 등 특정지역에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현상이 벌어졌고, 피해도 특정 지역에 국한됐습니다. 2011년 하동지역 집중호우는 같은 하동군임에도 악양면에는 시간당 111㎜의 폭우가 쏟아진 반면, 나란히 붙어 있는 청양면은 고작 34㎜ 밖에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목록에는 없지만 2003년 9월 9일 의령군 부림면, 봉수면, 낙서면, 궁류면 일대에는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반면 의령군 화정면에서는 전혀 비가 내리지 않기도 했습니다.

 의령 '게릴라성 폭우' 피해

2014년 창원지역 국지성 집중호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동면에 시간당 106㎜의 폭우가 쏟아졌지만 창원 외 지역에서는 비 피해 내용이 없습니다. 이번 양덕천 참사는 더욱 폭이 좁아져 창원지역 가운데서도 옛 마산지역(마산회원구, 마산합포구)에만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처럼 집중호우는 갈수록 국지성을 띄고 있습니다.

▲ 2014년 8월 25일 창원지역 폭우로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진동면 농로에서 범람한 하천에 휩쓸려 7명이 숨지는 일이 있었다. 사진은 버스를 건져 올리는 모습./경남도민일보DB

◇인명 피해 막을 수 있었지만 = 태풍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외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올해 일어난 양덕천 참사도 공사를 중지하거나, 공사중인 노동자들에게 외부 상황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참사였습니다. 

2014년 창원지역 집중호우 당시 진동면을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하천을 피해 농로로 무리하게 운행하다 7명이나 숨졌습니다. 2011년 폭우에서도 밀양 산사태로 3명이 숨졌는데, 산 중턱에 무리하게 깎아 놓은 임도가 원인이 됐다고 합니다. 이렇듯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 가운데 다수는 막을 수 있는 피해입니다. 또한 작년 양산지역 태풍피해는 양산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업단지, 신도시 개발, 골프장 등 난개발이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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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밀양시 상동면 옥산리 산사태 현장 모습./경남도민일보DB

◇시간당 50㎜ 넘어가면 해법 없어 = 목록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시간당 100㎜ 내외의 폭우는 어느 지역에서든 올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대응인데요. 과연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대응이 가능할까요? 이에 대한 창원시 관계자의 언급이 있는 기사가 있습니다. 

 마산·창원 도심 침수, 왜

창원시의 경우 기존 도심지의 경우 하수통로가 수용할 수 있는 빗물 수용한계가 시간당 20~30㎜로 설계됐다고 합니다. 일단 이 수치가 넘어서면 침수가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창원시는 이에 대비해 배수장과 배수펌프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간당 71㎜가 넘는 강우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사에 창원시 관계자는 "시간당 50㎜를 넘어서면 손을 쓰기 힘들다"고 언급한 점도 있는 것으로 봐서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 피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시간 내린 비에 속수무책, 무엇이 문제인가

결국 폭우가 쏟아지면 피해가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피해규모를 줄이거나 인명피해만이라도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혜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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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내습 당시 진해구 용원동 의창수협 주변 모습./경남도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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