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창원시장이 최근 김해시 공무원 특강에서 창원시와 김해시의 상생 발전 차원에서 비음산터널을 짓겠다고 한 것은 여러 면에서 적절하지 못하다.

먼저 비음산터널은 안 시장 스스로 그동안 반대해온 사업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발언은 말 바꾸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창원과 김해 진례면을 잇는 비음산터널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대우건설이 민자투자 방식으로 경남과 두 지자체에 수차례 제안한 사업이지만, 궁벽한 진례의 발전을 기대한 김해와 달리 창원은 반대를 표명했다. 교통 혼잡과 자연환경 훼손 등이 주된 이유였다. 비음산터널의 경쟁자가 될 불모산터널의 운영 수익이 악화할 경우 해당 시행사에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야 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경남도도 손을 털었다. 이처럼 사실상 철회된 사업이 하루아침에 안 시장에 의해 김해시와의 상생을 위한 '선물'로 둔갑하여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나 창원 시민들은 김해에 비음산터널을 선물로 주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

비음산터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해 온 장동화 창원시의원은, 사업시행사가 처음에 없던 건설보조금 348억 원을 두 번째 제안 당시 경남도와 창원, 김해에 요구한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수익을 예상하고 민자투자를 제의한 시행사가 건설 단계에서부터 보조금을 요구했다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안 시장이 비음산터널 재추진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창원시가 창원시정연구원에 의뢰한 비음산터널 민간투자의 타당성 검토 연구이다. 올해 말쯤 정식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안 시장의 의향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장 궁금한 것은 무리수를 무릅쓰면서까지 안 시장이 비음산터널 건설을 기정사실화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안 시장은 이에 대해 18일 "과거 대우건설이 제시했던 장소에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소를 경남도, 김해시와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창원시정연구원 연구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하지만 더욱 분명해져야 하는 것은 결과가 뻔한 시정연구원 연구가 아니라 안 시장의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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