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중량감 있는 인사 다수 거론
최대 관심은 김경수 의원 출마 여부일듯

이토록 중량감 있는 인물 다수가 오르내리는, 이른 전망이지만 매번 비교적 싱거웠던 과거 선거와 달리 '역대급'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는 경남도지사 선거가 또 있었을까.

현역 국회의원 이름이 특히 어느 때보다 많다. 자유한국당에서는 5선의 이주영 의원을 비롯해 윤영석·박완수·윤한홍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김해의 민홍철·김경수 의원이 자천타천 출마 가능성이 회자된다. 그 외 김태호 전 경남지사, 안상수 창원시장,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안홍준 전 의원, 신성범 전 의원, 공민배 전 창원시장,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등도 후보군에 속한다.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드러났듯 자치단체장 몸값이 부쩍 높아졌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사례처럼 여야를 막론 '자치단체장 다음은 대권 도전'이라는 경로가 굳어지고 있다.

선거 시점도 중요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첫 국민적 평가의 장이다. 여야 모두 최선의 인물, 최선의 정책을 쏟아붓는 총력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마지막은 경남 정치지형의 변화다. 오랜 시간 보수 텃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지난해 총선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공기 자체가 달라졌다. 민주당·정의당 국회 의석이 1석에서 4석으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정당 지지율(경남·부산·울산)에서도 민주당이 보수정당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당·바른정당 두 당 지지율을 합치고 여기에 2를 곱해도 민주당에 못 미친다. 보수정당으로선 보수 부활을 위해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 경남이며, 여권은 보수세력 무력화는 물론 새로운 맹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하는 지역이 경남이다.

근래 분위기만 보면 민주당이 월등히 유리한 것 같지만 낙관은 이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홍준표(37.2%) 한국당 대선후보가 문재인(36.7%) 현 대통령을 근소한 차나마 꺾은 지역이 경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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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관심은 역시 누가 각 당 주자로 나서느냐 일 텐데, 키는 민주당 쪽이 쥐고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의원 출마 여부에 따라 한국당 판도도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의원직 중도 사퇴 후 출마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행간에서 읽히듯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문 대통령 후계 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의원 또한 안희정 지사나 이재명 시장이 가는 길을 꿈꾸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결국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김 의원의 최종 선택이 달려 있을 것이다.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한국당의 긴장감은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다 무게감 있고 보다 젊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인물을 전진 배치할 확률이 커진다. 이주영? 윤영석? 박완수? 김태호? 누가 적임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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