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동군의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도저히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서다.

최근 하동군의회는 손영길 의장이 건강상 이유로 갑자기 사퇴하자 지난주 임시회를 열어 의장과 부의장, 산업건설위원장 등 의장단 자리를 급하게 새로 선출했다. 그 결과 정의근 부의장은 의장, 하인호 의원은 부의장, 강상례 의원은 산업건설위원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임시회가 열리기 전부터 의장과 부의장 자리가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이 지역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같은 친목 모임을 하는 의원들이 사전에 의논해 의장과 부의장 자리를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임시회가 열리는 본회의장을 찾았다. 본회의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전체 11명 의원 중 4명이 불참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열리기 전 퇴장해 버렸다. 의장과 부의장 선출 결과는 소문대로였다. 더욱이 선출된 3명 모두 출석 의원 6명 전원의 몰표를 받은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짜놓은 각본에 따라 연출되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불참한 의원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결과가 뻔해서 불참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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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넘어선 하동군의회의 행태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행정사무감사 때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진태 의원을 행정사무감사위원장으로 선출해 비난을 받았다. 지역 시민단체가 요청한 행정사무감사 방청도 불허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채 남지 않았다. 비상식을 상식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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