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속에서 기업들만이 아니라 지자체들도 지역을 알리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방송, 신문은 물론이고 SNS 등을 통해 지역의 세세한 것 하나 빠질세라 홍보에 열중이다.

그런데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정말 좋은 것이 있어도 전국에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 각종 광고 등을 통해 주요 관광지나 시의 비전을 알리려 하지만 피드백은 기대하는 것보다는 덜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반해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핫한 연예인을 내세워 상품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그만큼의 홍보 효과도 얻어낸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이라는 직군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전국의 지자체에서도 어떠한 계기를 통해 연결된 연예인을 지역의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최대한 그들의 힘을 활용하려고 한다. 특히 서울시 같은 경우는 홍보대사가 넘쳐난다. 최근에 알아본 바로는 홍보대사가 21명이나 된다. 유명 연예기획사들이 몰려있고 또 이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다 보니 조금만 짬을 내면 각종 행사나 홍보물에 출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방의 현실은 다르다. 목표했던 연예인과 만나기도 힘들거니와 설령 홍보대사로 위촉하더라도 대부분이 일회성 위촉식에 활동은 극히 드물다. 그리고 이들이 움직일 때 같이 이동하는 팀이 있으니 지자체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정도의 보상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지방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런 때 지역출신의 연예인이 고향을 위해서 어떤 형태든 재능기부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출신 연예인의 남다른 애향심'이라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떤 이는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고향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 국내외 각종 행사에서 고향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창원 출신 연예인이 적은 것도 아니다. 2015년에 어느 언론사에서 창원 출신 연예인이 누가 있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 자료에 따르면 창원 출신 연예인의 수는 물론이고 면면도 화려하다. 배우 강동원, 황정민, 안세하, 홍지민, 가수 하하, 김범수, 윤종신, 아이돌 엠블랙의 지오, 갓세븐의 주니어, 아나운서 최은경, 박지윤 등이다. 이외에도 고향은 아이더라도 창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연예인들까지 더하면 현재 브라운관 등을 통해 활동하는 핫한 연예인들만 해도 30명은 족히 넘는다.

이들도 고향이 창원이라는 것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어느 신문의 인터뷰에서는 누가 창원의 대표 연예인이라는 말도 서로 나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들이 고향을 위해 재능기부라도 해줬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다.

소위 평범한 시민들도 대학생 서포터스나 UCC, 블로그 기자단 등 비록 공중매체를 타지 않더라도 지역홍보를 위해 열심이다. 어떤 공무원은 시에서 내보내는 뉴스 등을 통해서도 창원을 알리기 위해 갖은 열정을 쏟아낸다. 반면에 대중의 관심을 이끄는 지역 출신 연예인들의 고향에 대한 무관심은 많이 아쉽고 섭섭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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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내에 창원SM타운이 들어서는 것이 다소 위안이 되지만 그 역시 기대만큼이나 지역 홍보에 얼마나 앞장서 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속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창원 출신 연예인 많으면 뭐해? 재능기부라도 좀 해주지'. 광역시를 바라보는 자랑스러운 도시, 고향 창원을 위해 그들이 조금의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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