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해체기술연구소 유치전은 주로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거나 그 영향권에 소재한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경주·부산 등지가 활발하게 물밑작업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고권 위주의 쟁탈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남은 역외인가 하는 질문이 던져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전역이 지진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그로 말미암아 원전에 재난이 닥칠 경우 피해가 광역화된다는 점에서 어느 곳이든 해당이 안 된다고 할 수 없지만 경남이 직접적인 반경 안에 드는 가장 가까운 적지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경남도는 대열에서 한걸음 뒤처진다는 인상을 줘 그 배경이 이해난이다.

원전 해체는 딴말로 하면 탈핵을 향한 원대한 시동임과 동시에 그걸 대신할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다. 경제적 잠재력이 얼마쯤일지 상상하는 것마저 쉽지 않을 만큼 파급력은 무궁무진하다. 동남권 자치단체들이 총력을 기울여 유치전에 뛰어들만하다. 지역 사활을 걸만한 대단위 프로젝트로서 다만 연구소만이 아닌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도전해도 늦지 않다. 선두다툼에서 밀렸다고 지레 물러설 이유는 없다. 정부의 추진계획을 자세하게 알아보고 경남이 가진 원자력 내지 발전 관계에서 선진적 기업 자산력을 효과적으로 접목시킨다면 되레 확장성이 커지는 것이다. 전혀 안 될 일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할 수 있겠지만 가능성의 여지가 없지 않다면 소극적인 태도는 기회를 차버리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문제를 푸는 답안지 작성은 경쟁력 확보에서 비롯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전해체기술연구소는 이름 그대로 기술력이 관건임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어느 곳에 들어서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연구와 기술개발을 첨단화할만한 기반이 갖추어져 있느냐, 그리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행정·재정적 준비태세는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 관찰 대상이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지역 여건이 미치지 못한다고 할 계제가 아닌 것이다. 경남도는 그 점을 따져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틈새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길을 택해 아쉬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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