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4점 등 원화 250여 점
국내작가 공동작업도 공개
성산아트홀 9월까지 전시

"한국 엄마들은 왜 나를 좋아할까?"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영국)이 한국 인기를 몸소 실감하며 한 말. 나름 고민하던 그는 "영어 이름이 쉬워서다"라고 재미난 결론을 내렸단다.

<미술관에 간 윌리>, <우리 아빠가 최고야>, <윌리와 구름 한 조각>으로 잘 알려진 앤서니 브라운이 한국을 찾았다.

그림책 원화 250여 점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 앤서니 브라운전이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창원문화재단이 준비한 기획 전시다.

정적이었던 전시실에 고릴라와 곰, 사자, 코끼리 등이 나타났다. 이들은 명화 속 주인공이 되어 포즈를 취한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 되기도 하고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에서 시계 대신 바나나 사이를 걷고 있다.

▲ <윌리의 신기한 모험>.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에는 동물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고릴라와 침팬지 윌리를 빼놓을 수 없다.

조수경 성산아트홀 큐레이터는 "고릴라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자신과 닮았다고 여긴다. 또 아버지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가 17살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고릴라를 그린다. 윌리는 몸집이 작고 약한 침팬지이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주인공이다"고 설명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친구하자>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의 모습을 나타낸다. 아이들은 금방 친구가 되어 함께 놀지만 아이의 엄마들은 데면데면하다가 결국 집에 가버린다. <돼지책>은 엄마의 고마움을 모르고 집안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는 아빠와 아이들이 돼지로 변하고 집도 이상하게 달라지는 이야기다. 진지한 주제는 재미있는 그림 덕에 잘 전달된다.

이번 전시에서 원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작가의 작업을 실제로 보는 것. 그림책은 스캔해 찍어내기 때문에 원화에는 작가가 수정한 부분이 그대로 남아있다. 종이를 잘라붙이기도 했고 지우개로 지운 흔적도 있다.

아직 책으로 출간하지 않은 신작 4점도 볼 수 있다.

또 국내에서만 출간한 <코끼리> 원화도 만날 수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한국 전시에는 국내작가와 컬래버레이션한 작품도 공개됐다.

▲ <미술관에 간 윌리>.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는 '신모나리자'를 선보였고 영상을 만드는 조민서 작가는 그림책 일부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전시실 한편에 마련된 작은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

조수경 큐레이터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가족이 함께 전시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앤서니 브라운은 1976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그림책 30여 점을 냈다.

특히 한국에서만 <코끼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고릴라>, <동물원>으로 케이트그린어웨이 상을 받았고 2000년에 그림책 작가로서 최고로 인정받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시는 1~5전시실에서 9월 3일까지. 월요일 휴관. 입장료 균일 1만 원·단체 7000원. 문의 055-719-7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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