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 필통]죄책감 함께 '무단투기' 올바른 습관·약속 필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진주 경해여고 학생들이 날마다 만나는 풍경이 있다.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가 인도 옆에 시선이 멈출 때면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바로 널브러진 각종 쓰레기가 인도 옆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학교 주변이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의 행렬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불쾌하다.

쓰레기는 대부분 등하굣길에 학생들이 무심코 버린 것이다.

하교하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간식을 사고 나온 쓰레기, 학교에서 미처 버리고 오지 못한 쓰레기, 초코바 껍질, 아이스크림 껍질, 컵라면 용기, 먹다 남은 음료수와 음료수 캔들, 휴지, 물병 등 다양한 쓰레기들을 길가에 버리기 때문에 점점 쓰레기들이 불어난 것이다. 심지어 인도에 유리 조각도 곳곳에 버려져 있어 학생들이 크게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학생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경해여중, 경해여고에 다니는 학생들 30여 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조사를 해보았다. 실제로 학생들이 하교하는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목격한 학생들이 많았다. 3분의 2가 넘는 학생이 한 번씩은 누군가가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보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한 번 이상은 쓰레기를 버려 본 경험이 있다고 얘기해 주었다. 조금 놀라운 결과지만 더 주목할 것은 대부분 학생이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그다지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릴 때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고 이미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서 스스로 죄책감도 같이 버리게 된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쉽게 양심을 속이는 습관을 가진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게 되지 않을까? 등하굣길 방치된 쓰레기를 모두 치우고 모든 학생이 다시는 쓰레기를 몰래 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깨끗한 학교 환경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자은(진주 경해여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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