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상조각'이라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이용덕 작가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역상조각은 조각이 입체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평면보다 오목 들어가도록 제작하는 조각 형식을 말한다. 평면에서 파고들어가는 음각 조각이다.

이번에 전시한 부조작품 14점 모두 그렇다. 작가는 거리에서 마주친 알 수 없는 누군가를 포착해 파내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남성, 아이를 업고 가는 할머니, 무언가를 주시하는 어린이들까지.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친 찰나의 순간을 섬세하게 표현했는데 걸을 때, 손을 뻗을 때 달라지는 옷의 구김을 하나하나 그려냈다.

▲ ▲이용덕 작 The couch 06063.

그런데 관람객은 이들이 볼록 튀어나왔다고 느낀다. 특정한 지점에서 작품을 감상하면 마치 양각인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또 관람객의 발걸음에 따라 작품이 함께 움직인다. 책을 읽는 소녀는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책을 읽는다. 군중을 그리는 작가는 "우리는 세상 그 어느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타인들 사이에서 부유하는 존재다"고 했다.

작가의 말처럼 작품으로 탄생한 이름 모를 사람은 현재 우리와 마주하고 있지만 지금은 존재하는 않는 그때 시간 속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관람객은 살아있는 것처럼 느낀다. 역상조각의 묘미다.

작가는 현재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로 있다. 지난해 '제15회 문신미술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제2전시관에서 23일까지. 문의 055-225-7186. 

▲ 이용덕 작 Sitting 140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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